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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안전경영' 고삐 쥔 포스코, 본업·신사업 다 잡는다

산업 중공업·방산 위기를 기회로 | 파이팅 Korea

'안전경영' 고삐 쥔 포스코, 본업·신사업 다 잡는다

등록 2025.09.22 13:28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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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극복' 안전관리 자회사·자문위 설립철강·이차전지소재 집중···수익 중심 체질개선구조 조정, 현금 마련 순항···HMM 인수 '눈길'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올해 상반기 연이은 산업재해로 몸살을 앓은 포스코그룹이 '안전경영'을 최우선 가치 삼아 성장 발판 마련에 나선다. 포스코는 최근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안전·미래 관련 자문조직을 회장 직속으로 출범한 데 이어 안전관리 자문 자회사를 신설했다. 이는 대기업 최초다.

동시에 본업인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신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 중이다. 철강 불황에 실적이 악화한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저수익·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본업 중심 체질 개선에 나서며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포스코는 신성장 동력 마련 차원에서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하반기 업계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인 만큼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전경영 전문화, '산업재해' 리스크 극복한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7일 100%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설립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사업장의 안전보건 관리 자문 서비스와 컨설팅업을 영위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이달 '안전혁신·미래전략 자문위원회'도 출범했다. 이 자문위는 회장 직속 조직으로 안전, 미래 신사업, 커뮤니케이션 등 3개 분과로 운영된다. 각 분과에 그룹의 최고 경영진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경영 방향을 설정하고 독립적인 조언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첫 번째 추진 과제로 '안전'을 제시했다.

그는 "그룹의 모든 사업장에서 안전은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강건한 설비는 우리 사업 경쟁력의 근원임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포스코와 포스코이앤씨 현장 등에서 잇따라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지난 7월 말 안전관리 혁신 계획을 발표하고, 그룹 안전 특별 진단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글로벌 안전 전문 컨설팅 업체 SGS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안전 솔루션을 모색 중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포스코는 안전사고를 사후 대처하는 결과주의가 아닌 '예방주의'로 사전 방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강도 높은 산업재해 근절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그룹 전사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안전한 업무 환경을 마련하고, 근원적 경쟁력 강화, 나아가 미래 신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불황 속 철강 '선방'···본업 중심 구조조정 '속도'


'안전경영' 고삐 쥔 포스코, 본업·신사업 다 잡는다 기사의 사진

업계 불황 속 철강 자회사 포스코는 올해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다. 포스코홀딩스를 포함한 그룹 상장사 6곳(포스코홀딩스·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퓨처엠·포스코DX·포스코스틸리온·포스코엠텍)은 모두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악화된 가운데 포스코는 유일하게 성장했다.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상반기 연결 기준 1조1203억원으로 전년 동기(8531억원) 대비 31.3%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5%다. 반면 이 기간 포스코홀딩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175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350억원) 대비 11.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3.4%에 그쳤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철강 본업과 이차전지소재·신사업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저수익·비핵심 계열사를 매각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해 투자를 위한 실탄도 확보하고 있다.

철강 부문은 중국산 저가 철강재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 제품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연료탱크용 강재, 고강도 액화수소 저장 탱크용 강재 등으로서 LNG 소재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서는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시장 선점을 위한 양산체계를 구축한다. 일례로 이차전지소재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은 양·음극재 생산 설비를 확장하고 니켈·리튬 광산에 투자해 원료부터 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협력 전략을 내세웠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협력해 연간 조강생산량 600만톤 규모의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올해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합작해 미국 제철소 건설에 투자하며 철강·이차전지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사업 구조조정 작업은 순항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구조개편 대상 126개 프로젝트 중 56건을 완료했고, 이를 통해 총 1조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하반기에는 47건을 정리해 1조원을 창출, 누적 2조원의 현금 확보가 목표다.

장인화 회장은 올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인도 시장에서 JSW와 철강, 이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등 사업 전반에 걸친 협력을 구체화하는 한편, 미국에서 현대차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고수익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성장 엔진' HMM 품을까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이런 가운데 포스코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를 추진하면서 그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룹 전반의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 신사업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는 현재 회계법인 등 자문단을 꾸려 HMM 인수 타당성과 시너지 창출 가능성 등을 타진하고 있다. HMM은 산업은행(36.0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67%)가 보유하고 있는데, 포스코가 산은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은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등 그룹 계열사 사업과 연계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다. 포스코는 철광석과 유연탄, 배터리 소재 원료 등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그 규모는 연간 3조원대로 추산된다. HMM 인수 시 안정적인 물류 공급망을 확보하면서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HMM이 벌크선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HMM은 컨테이너선 사업 비중이 큰데, 벌크선 사업 규모를 현재 36척, 630만DWT에서 2030년 110척, 1256만DWT로 늘리기 위해 5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벌크선은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그대로 싣는 화물 전용선으로 주로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를 싣는다. 포스코의 사업과 맞닿은 부문인 셈이다.

다만 포스코가 HMM 인수를 위해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가장 큰 변수는 해운업계의 반발이다. 포스코는 국내 해운 물동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고객인데, 기존 포스코의 물량을 자체 물류로 해결하면 해운사 수익이 꺾이고 업계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면 재무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산은의 HMM 지분 가치는 약 7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보유 현금은 16조5000억원으로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 그러나 올해 계획된 설비 투자 금액(8조8000억원)과 계열사 산업재해 이후 안전관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HMM 인수 작업이 정치권과 산업계, 포스코그룹 내부에 가장 큰 파급력을 미칠 '빅딜'인 만큼, 그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가 HMM을 품으면 자산 총계가 170조원을 넘어선다. 포스코는 자산 규모 재계 6위에서 5위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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