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조기 치료로 전염 위험 낮아져감염인 자살 위험, 일반인의 1.8배차별·낙인 줄이기 위한 협의체 출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HIV 차별 종식을 위한 레드 마침표 캠페인' 출범을 알리는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는 의료계, 감염인 단체, 산업계, 학계 관계자들이 참여한 '레드 마침표 협의체' 주최로 마련됐다. 이선희 대한에이즈학회 회장, 최재연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대표, 손문수 KNP+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인식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진범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HIV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치료(ART)로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일반인과 유사한 수명을 기대할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억제되면 타인에게 전파 가능성도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과학적으로는 HIV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관리 가능한 질환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진 교수는 "감염인의 사망률은 1% 미만으로 낮아졌지만 자살 위험은 일반인보다 약 1.8배 높다"며, 낙인이 감염인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했다.
HIV와 AIDS를 혼동하는 인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간담회에서 공개된 '2025년 HIV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국민 80%는 HIV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지만, HIV와 AIDS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HIV는 AIDS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이며 AIDS는 면역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를 뜻한다.
패널 토론에 나선 손문수 KNP+ 대표는 HIV 감염인들이 겪는 실질적인 차별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HIV 감염을 이유로 해고당하거나,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거부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차별과 낙인은 감염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형 대한에이즈학회 기획이사는 "레드 마침표 캠페인은 HIV에 대한 낙인과 차별에 '마침표'를 찍고자 하는 사회적 약속"이라며, "HIV가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질환임을 인식할 때, 정부의 '2030년까지 신규 감염 50% 감소' 목표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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