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경계 허무는 산업 간 자본 유입 확대연구개발 확대 기대·정체성 훼손 우려 '병존'단기 자금 유입·장기 전략 사이 고뇌
9일 업계에 따르면 이연제약은 바이오 벤처 뉴라클제네틱스의 시리즈C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투자금은 261억원 규모다. 이연제약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뉴라클제네틱스의 1대 주주가 됐다.
양사의 협업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이연제약은 2018년 항체치료제 RY103(NS101), 2020년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 RY104(NG101)의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뉴라클제네틱스와 손을 잡았다. 현재 NS101에 대한 국내 독점판매권과 전용실시권, NG101에 대한 글로벌 독점 생산권(중국·홍콩·마카오·대만 제외)도 확보하고 있다.
이연제약은 충북 충주 바이오의약품 GMP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협업 범위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공장에서는 현재 NG101의 핵심 원료인 플라스미드(Plasmid) DNA를 생산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진행 중인 임상 2b상에 공급하고 있다. 이번 지분 확보는 단순 투자보다는 유전자치료제 생산-개발 연계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수순으로 해석된다.
압타머 기반 신약개발사 압타머사이언스도 최대주주 변경 절차에 들어갔다. 기존 최대주주인 한동일 대표와 류성호 사내이사, 장승기 고문은 보유 주식 총 244만 주를 소프트웨어 개발사 알티캐스트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수도 대금은 약 43억9200만원이다.
이번 계약으로 즉시 최대주주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알티캐스트와 특수관계인 대현기건 등이 예정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 규모는 약 100억원이다.
알티캐스트는 압타머사이언스를 통해 신약개발 분야로 진출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압타머사이언스는 항체 대신 압타머를 활용한 약물전달 플랫폼 'ApDC'를 기반으로 간암 치료제 'AST-201' 등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산업 연관성이 낮은 기업의 바이오 투자 확산에 대해 양면적인 시선을 보낸다. 기술력 중심의 바이오벤처에 외부 자본이 유입되면 연구개발 확대 등 긍정적 효과도 기대되지만 무리한 경영 개입이나 기업 정체성 훼손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항체신약 개발사 노빌티노빌리티는 최근 가구업체 코아스와의 최대주주 변경 협의를 철회했다. 회사 측은 "항체신약 개발이라는 본연의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주주들과 논의한 결과"라며 "기업 정체성과 장기 방향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지분 구조가 바뀌면 단기 자금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연구개발 중심의 벤처 특성상 경영권 변동은 장기 전략과 직결된다"며 "이종 산업 간 결합이 바이오 기업의 본질을 강화할지, 흐릴지는 여전히 논쟁적"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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