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색 한계 돌파" 삼성전자, '마이크로 RGB'로 超프리미엄 TV 개척

115인치 초대형 화면과 135% 색 재현율 구현

中하이센스 제품과의 '극명한 차이' 선 그어

가격 4490만원,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

삼성전자 모델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집약한 마이크로 RGB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프리미엄을 넘어선 초프리미엄 TV 시장을 열었다. 무기는 마이크로 RGB LED를 통한 '색 재현율'이다. 115형 대화면 제품으로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일반 소비자가 접근 가능한 라인업도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2일 서울시 강남에 위치한 삼성 강남에서 '마이크로 RGB TV 115인치'를 전격 공개했다. 이날 발표한 이종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상무는 "현재 TV 시장은 LCD, OLED로 분류할 수 있다. 마이크로 RGB TV로 또 하나의 카테고리를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신제품은 마이크로 사이즈 RGB(빨강, 초록, 파랑) LED를 초미세 단위로 배열한 기존 LCD TV 구조를 골격으로 한다. 삼성전자가 해당 구조로 TV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크기도 115인치의 대형 스크린으로, 삼성전자의 모델 중 가장 크다. 삼성전자는 "풍부한 색과 밝기, 명암 등에서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초대형 크기로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LCD TV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다. TCL은 미니 LED TV를 앞세워 업계 2위 자리를 노리고 있으며, 하이센스는 올해 초 116형 RGB 미니 LED TV를 세계 최초로 내놨다.

삼성전자는 자사만의 차별점이 확실히 있다는 입장이다. 이종포 상무는 "세계 최초라고 언급되는 하이센스의 신제품은 미니 LED를 적용해 색 재현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마이크로 RGB 기술, 마이크로 RGB AI 엔진, 마이크로 RGB 프리시전 컬러, 글레어 프리 등 네 가지 측면에서 삼성전자만의 기술력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색 재현율의 핵심인 '백라이트'를 RGB 컬러 방식으로 구현했다. 기존 TV는 흰색 백라이트에서 나온 단일 광원이 QD 시트, 유리, 액정을 거쳐 컬러필터에 도달해서야 3원색을 필터링하는 구조다. 이 과정은 색의 정교함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이번 신제품은 빨강(R), 초록(G), 파랑(B)으로 분리된 백라이트에서 1차 색 필터링을 거친 뒤, 컬러필터에서 한 번 더 걸러내는 '이중 필터링' 구조를 채택했다. 색 혼합 가능성을 최소화해 색 재현율을 135%까지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기존 LED TV(약 70%) 대비 두 배 수준이다.

RGB LED 칩 크기도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줄였다. 일반 LED(1000㎛)나 미니 LED(500㎛)보다 최대 10배 이상 미세해, 빛과 색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어두운 영역과 밝은 영역을 섬세하게 조정하는 '로컬 디밍 효과'가 극대화된다.

화질 업스케일링에는 AI 기반 '마이크로 RGB AI 엔진'을 적용했다. 이 엔진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검출해 12단계로 분류한 뒤 1024단계로 매핑, 장면별로 최적의 색감을 구현한다. '마이크로 RGB 컬러 부스터 프로' 기능을 통해 더욱 풍부하고 생생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글레어 프리 기술도 색 선명도와 시너지를 낸다. 이는 화면 표면에 입사각과 반사각을 고려한 굴절률 매칭 레이어를 더해, 실내 조명이나 외부 빛 반사로 인한 눈부심을 최소화한다. 특히 TV에서 '완벽한 블랙'을 구현하기 위해 외부 반사까지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마이크로 RGB TV 115형의 출고가는 4490만원이다. 가격대는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가격이지만, 삼성전자는 "추후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델 출시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품은 한국에서 먼저 출시됐으며, 9월 초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