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카드사 6곳 상반기 순이익 18%↓수수료 인하·대손비용 부담 증가 여파 PLCC 확대·해외 실적 강화 움직임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전업카드사 6곳의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115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625억원) 대비 18% 감소했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회사가 전년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 상반기 현대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6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같은 기간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각각 2466억 원, 181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35%, 18.1%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전년 동기보다 7.5% 줄어든 3356억 원을 거뒀고, 하나카드(1102억 원)와 우리카드(760억 원)도 각각 당기순이익이 5.5%, 9.5% 감소했다.
올 초 업권이 우려했던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하면서 실적 악화로 연결된 모습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약 306만개 영세·중소 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을 종전보다 0.05~0.10%포인트(p) 인하했다.
여기에 경기 악화로 취약 차주들의 연체가 늘면서 대손 부담이 커진 점도 주요 실적 부진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이들 6개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대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어난 1조9453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시행으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에도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해당 규제가 그간 카드론 비중을 확대해 온 회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일부 카드사는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 경영 실적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카드업계가 실적 개선을 위해 추진해 온 비용 효율화 전략도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력 감축, 점포 축소,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을 거듭 시행해 온 결과 절감 여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실적 하락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지만, 내부 반발로 인한 조직 사기 저하나 소비자 혜택 축소 등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을 속속 제시하고 있다. 특히 본업인 신용판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정 브랜드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 확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일례로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은 최근 각각 스타벅스, 배달의 민족과 제휴 계약을 맺고 연내 제휴 카드와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PLCC 분야에서 견고한 입지를 구축해 온 현대카드의 영역을 위협하고 있다.
상반기 유일하게 실적 면에서 선방한 현대카드의 경우 기존과 같이 프리미엄 카드와 해외 신용판매 실적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해외 현지에서 제공하는 제휴 서비스와 카드 분실·도난 기능 등을 통합 제공해 편의성을 높인 '해외모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해외 결제 특화 상품 트래블 카드 시장의 선구자인 하나카드 역시 자사 브랜드 '트래블로그' 고도화를 통한 서비스·고객 유입 확대를 통해 수익성에 집중할 방침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카드사들의 경영 환경은 상반기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차주를 겨냥한 카드론 경쟁이 규제 영향으로 주춤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용판매 분야에서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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