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디스플레이·이노텍 동반 하락세···글로벌 악재 영향LG전자, 'MS사업부 회복' 시급한 과제···내년 반등 준비9월 출시 아이폰 17 수혜 기다리는 디스플레이·이노텍
31일 업계에 따르면 맏형 LG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6.6% 감소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적자 전환 LG이노텍은 영업이익이 92.5% 급감하는 등 3사 모두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부진의 공통분모는 명확하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와 원·달러 환율 변동성 등 글로벌 악재가 전반적인 실적을 짓눌렀다. 여기에 LG전자는 MS사업부의 부진, LG디스플레이는 OLED 전환기에서의 체질 개선 비용, LG이노텍은 애플 신제품 공백 등의 고유 악재도 영향을 미쳤다.
자연스레 시장의 시선은 하반기 반등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하지만 맏형 LG전자의 경우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이틀 뒤 8월 1일부터 시작되는 관세 부과 등 악화하는 대외 여건으로 이미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통상적으로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는 '가전 비수기'로 통하기도 한다.
TV 안팔리는 LG전자...소프트웨어·중동지역에 힘 준다
이에 LG전자는 하반기 단기적인 실적 반등보다는 내년을 겨냥한 체질 개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실적 부진의 핵심으로 지목된 TV 담당 MS사업부의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MS사업부는 2분기 영업손실 1917억원을 기록하며 LG전자 전체 실적에 큰 부담을 안겼다. 글로벌 TV 수요 둔화로 출하량이 감소한 데다 가격 인하와 마케팅 비용 증가가 실적 악화를 가중시켰다. 1분기 또한 MS사업부의 TV 생산 거점 평균 가동률은 65.7%에 불과했다. 연간 647만2000대 생산이 가능한 설비에서 실제 생산량은 425만1000대에 그친 것이다.
비슷한 양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2022년 2분기 MS사업부의 전신인 HE사업부는 26분기 만에 적자 전환되며 충격을 안겼고 이후 연말까지 회복 없이 침체 국면이 이어졌다. 당시 역시 TV 수요 둔화가 주된 원인이었으며 업계에선 올해도 유사한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TV는 브랜드 경쟁력이 예전보다 낮아졌고 글로벌 경쟁사의 마케팅 공세에 취약한 구조"라며 "MS사업부의 회복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하반기 TV 부문의 하드웨어 부진을 질적 성장 동력인 '웹OS 플랫폼'으로 방어하겠다는 계획이다. 웹OS는 LG전자의 스마트 TV 운영체제로, 침체된 TV 시장에서 '구독 사업'에 이은 두 번째 돌파구로 자리잡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웹OS는 구독형 콘텐츠 서비스를 포함한 플랫폼 기반 수익 모델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기준 웹OS 관련 매출은 1조원을 돌파, 2021년 대비 약 4배 가까이 확대됐다. 현재 약 2억대 기기에 탑재된 웹OS를 오는 2026년까지 3억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세운 상태다.
지역 다변화로 만회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LG전자는 북미·유럽에서 둔화한 수요를 신흥시장인 '글로벌 사우스'에서 상쇄하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주요 시장보다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미리 공략해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큰 개선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LG전자는 특히 인도에서 TV 점유율 1위(24.8%)를 기록하며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LG전자는 한국을 비롯해 멕시코, 폴란드, 브라질(공장·TV연구소), 인도네시아 등지에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며, 상당수가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 집중돼 있다. R&D(연구개발) 법인과 유통 채널도 현지에 구축돼 있어 생산부터 판매,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체제를 갖췄다는 평가다.
"하반기 얼른 와라"···애플 신제품 특수 기대하는 LG디플·이노텍
2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겪은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뚜렷하다. 오는 9월 출시되는 아이폰17에서 디스플레이 패널과 카메라 모듈에 깜짝 업그레이드가 예고되면서 두 기업 모두 수익성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아이폰17 시리즈에 전 모델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OLED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혜가 기대된다. 기존에는 고급 모델인 프로·프로맥스에만 LTPO OLED를 공급해 왔으나 이번엔 일반 모델까지 확대 적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술 장벽을 넘지 못한 중국 BOE가 일부 모델의 공급망에서 배제되며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메인 공급사로 자리잡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아이폰 패널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약 70% 증가한 185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4분기에는 2500만대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공급 비중 확대와 물량 증가가 동시에 반영될 경우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LG이노텍도 마찬가지다. 이번 아이폰17 프로 라인업에는 최대 8배 광학 줌을 지원하는 고사양 망원렌즈가 적용될 예정으로 카메라 모듈 단가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카메라 모듈 메인 공급사로, 애플 신제품의 흥행 여부가 곧 실적에 직결된다. 최근 중국 경쟁사의 공급망 진입으로 점유율 방어에 부담을 느껴왔던 상황에서 이번 신제품이 하반기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상호 관세 부담 등으로 수요 전망치가 일부 하향 조정되긴 했지만 아이폰17 시리즈의 생산 계획은 9000만대 수준으로 전작(8900만대) 대비 오히려 늘어난 수준"이라며 "출하가 본격화되는 8월부터는 실적 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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