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연임 첫해 성공적 출발···최대 실적 경신 기대함 회장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 목표"중요해진 비은행 포트폴리오···계열사 경쟁력 강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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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연초 내부통제·상생금융·밸류업·영업력 강화 등을 강조한 가운데 상반기 영업이 마무리됐다. 4대 금융지주는 상반기 무난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나 하반기부터는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배드뱅크,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이 잇따라 발표되며 경영전략에 영향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각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수익 감소로 비이자이익과 신사업에 더욱 몰두할 전망이다.
단 숙제도 존재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성장 규제 등으로 비은행 자회사를 통한 수익성 방어가 중요해지며 하나금융의 포트폴리오 강화가 더욱 중요해졌다. 최근 보험 포트폴리오를 추가하며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한 우리금융지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금융지주 3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상반기 순이익 6.3% 증가···연간 실적 '역대 최대' 기대감
하나금융은 가계대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기업대출 또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상반기 실적이 상승세를 보였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상반기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은 전년대비 6.3% 증가한 2조1990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2분기 순이익은 1조7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은행 원화대출금은 전분기대비 1.5% 증가할 전망이며 가계대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진 가운데 기업대출이 대기업 및 중소법인 위주로 견조하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대체투자 관련 평가손실 가능성이 있으나 금리 하락 등으로 인해 비이자이익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외화환산이익은 1020억원으로 추정하며 자본비율 개선효과는 28bp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 등으로 인한 환율 안정이 이익 및 자본비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연간 이익도 전년 대비 6.2% 증가한 3조96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다. 증권사를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의 실적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고 최근 환율 하락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전년도에 인식한 비화폐성 환산손실 중 일부가 올해 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주 회장 밸류업 의지···주가도 '사상 최고'
상반기 하나금융의 밸류업 정책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함 회장은 지난 2월 국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 중 최초로 그룹 유튜브에 출연해 밸류업 의지를 직접 밝혔다.
함 회장은 "그룹 CEO로서 지난 3년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것은 밸류업"이라며 "그룹의 견조한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밸류업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국내 금융지주의 주가는 PBR 1배 미만에서 거래되는 등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다"며 "이는 글로벌 은행주 대비 낮은 주주환원율이 주요 원인으로, 하나금융그룹은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한 주주환원의 지속적 확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주주환원율을 39.3%까지 큰 폭으로 개선했으며, 올해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4000억원 상당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또한 2025년부터 연간 현금배당총액 고정 및 분기 균등 현금배당을 시행해 배당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들의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에 기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주가는 지난 1월 2일 5만6800원에서 7월 3일 종가기준 8만6300원까지 올라 올해만 51.9% 상승한 상태다. 지난 1일에는 장중 9만7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다시 썼다.
하나금융은 올해도 전년대비 주주환원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하나금융의 올해 주주환원율이 42.2%로 전년 대비 3.0%포인트(p)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6월말 시가총액 기준 주주환원 수익률은 6.9% 수준이며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감안하면 주주환원 규모는 전년 대비 15.6% 증가할 전망이다.
높은 은행 의존도 숙제···포트폴리오 강화 시점 주목
실적과 주가는 모두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은행 의존도는 하나금융의 약점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등 14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나 하나은행 의존도가 90%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
올해 1분기 기준 하나은행 당기순이익이 그룹 연결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05%에 달했다.
함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꾸준히 M&A를 포함한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했으나 3년간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하나금융의 M&A는 2020년 소형 손해보험사인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을 인수한 것이 마지막이다.
함 회장은 지난 2월 유튜브 출연 당시에도 "밸류업의 핵심은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의 그룹 각 계열사가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출 뿐만 아니라, 14개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높여 그룹의 비은행 부문 수익 기여도를 향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단 최근 국내 금융권 M&A 매물이 소형사 중심인 만큼 하나금융은 M&A보다는 계열사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하나카드는 해외여행 특화 브랜드 '트래블로그'를 중심으로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섰으며 하나생명은 요양사업 전문 법인 설립을 통해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산운용 부문도 역량 강화를 위해 하나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합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경우 증권, 보험, 카드 등 포트폴리오는 완성돼 있는 상황인 만큼 M&A가 시급하진 않다"면서 "특히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매물들은 소형사 위주로 크게 매력적이지 않아 M&A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무리한 M&A를 진행하는 것보다는 기존 계열사의 역량을 키워 시너지를 내는 방법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함 회장의 채용비리 관련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는 것도 적극적인 M&A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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