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로이드 국내 IND 반려 후 호주 등 해외 임상 집중호주 노보텍 협업, 미국·유럽 임상 연계 전략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솔루션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펠렛형 동종 연골세포치료제 '카티로이드'의 국내 IND 승인이 반려되자 글로벌 임상시험을 통한 시장 진입에 나섰다.
바이오솔루션은 지난 2월 식약처에 카티로이드의 1·2상 IND를 제출했다. 이후 식약처에서 일부 비임상 및 독성시험 자료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자료 보완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항목의 미비로 인해 이달 5일 IND 최종 반려 통보를 수령했다.
카티로이드는 기존 자가 연골세포 치료제 '카티라이프'에 이은 바이오솔루션의 차세대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환자의 자가 연골 채취 없이 대량 생산이 가능한 동종 세포치료제다. 앞서 지난 2023년 8월에도 카티로이드의 국내 1·2상 IND를 식약처에 제출했지만, 면역 거부반응을 최소화한 누드 마우스(면역억제 유전자 변형 마우스모델) 대상의 추가 동물시험 결과를 요구받은 바 있다. 이에 지난 2024년 6월 자진취하를 결정한 후 자료 보완을 거쳐 재신청을 진행했으나 결국 최종 반려라는 결과를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관련 자료에 대한 더 정밀한 검토 요청의 일환으로 해석된다"며 "해당 반려에 대해 이의 신청도 가능하지만, 회사는 글로벌 임상으로 전략을 선회해 호주 등 해외에서의 임상시험 준비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바이오솔루션의 재무가 점차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보이며 자본총계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수익 창출이 없는 상태에서 최근 무상증자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바이오솔루션은 지난달 13일 1주당 2주를 배정하는 무증을 결정했다. 신주 배정은 자기주식을 제외한 804만 3618주에 대해 진행되며, 발행 이후 총 발행주식수는 2425만662주로 증가한다. 신주상장예정일은 오는 19일이다.
일반적으로 무증은 기업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 기존 자본잉여금이나 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전입해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신주를 나눠주는 것을 뜻한다. 일종의 재무조정을 통해 새로운 주식을 만드는 구조다.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하며 현금성 자산 규모가 2024년 말 기준 129억원까지 축소된 회사가 택하기에는 어려운 결정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미상환 전환사채(CB)를 상환할 여력이 없어 주가 부양을 통한 재무적투자자(FI)의 전환청구권 행사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바이오솔루션에는 현재 294억원에 달하는 미상환 CB가 남아있는데, 재무 구조상 단기간 내 자력 상환은 어려운 상태다.
한제윤 KB증권 연구원은 "카티라이프는 최근 국내 식약처에 정식 품목 허가를 획득했으며, 미국 임상 2상을 통해 뛰어난 데이터를 입증했고, 심지어 RMAT으로도 지정되어 있다"면서도 "CB가 300억원가량 남아있어 주가 상승 시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회사 측은 무증은 임상 및 사업적 성과가 기업가치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시장 유동성을 늘리는 조치라고 해명했다. 거래 부족으로 시장에서 소외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무증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바이오솔루션은 골관절염 치료제 카티라이프의 미국 임상 2상 성공을 공시한 바 있다. 회사가 수령한 카티라이프 최종 임상시험 결과보고서(CSR)에 따르면, 임상 핵심 지표인 KOOS(Knee Injury and Osteoarthritis Outcome Score) 스포츠 및 레저 기능 점수와 연골결손 부위의 충전 점수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있었다.
KOOS의 경우 16.8점에서 52.5점으로 많은 개선을 보였다. 연골결손 부위 충전 점수 또한 최대점수 20점 획득자의 비율이 52.6%로 나타났으며, 25% 이상 충전된 환자의 비율은 78.9%로 나타나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 부지표인 MOCART 점수도 최고 수준인 24주 82.8점, 48주 80.3점을 기록했다. 즉 구조적, 기능적 측면 모두에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보인 것이다.
이는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인 치료제인 MACI(Vericel)를 뛰어넘는 성과로, 지난 2023년 FDA에 RMAT 지정을 받은 카티라이프가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해 조기 상업화나 기술이전을 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이미 지난 2019년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은 후 올해 4월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등 판매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후속 제품인 카티로이드 역시 카티라이프와 동일한 과정으로 가공한 펠렛 형태의 동종 세포치료제로, 골관절염 환자의 연골을 채취하는 대신 소이증 환자의 귀 재건 수술 중 버려지는 연골을 기증받아 셀 뱅킹을 구축해 만든다는 차이가 있다. 이론상 한 명의 공여자로 수십만 명분의 제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어 치료 범용성과 비용 경쟁력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회사 측은 앞서 파트너십을 체결한 호주의 글로벌 CRO(임상시험수탁기관) 기업 노보텍과 현지 임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솔루션에 따르면 호주는 우수임상기준(GCP)을 따르고 임상 승인 절차가 효율적이어서 선진국 내 임상 진행의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호주 임상 데이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 주요 규제기관에서도 신뢰를 받는 만큼 미국과 유럽 임상 연계가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글로벌 임상은 한국에서 준비 중이던 시험 설계와 유사하게 진행된다. 바이오솔루션은 관절연골 결손(ICRS 3,4등급/2㎠~10㎠) 환자 45명을 대상으로 한 1·2상 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평가하고, 이후 미세천공술과의 비교를 통해 유효성을 검증하는 2상 시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48주 시점의 연골재생정도(MOCART score)와 기능 회복 등을 주요 지표로 설정하고 있다.
바이오솔루션은 미국, 한국, 호주 등 여러 국가를 아우르는 다국적 임상 전략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임상 재추진 여부와 별개로, 글로벌 시장 진입을 앞당기기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가동 중"이라며 "특히 호주는 GCP를 충실히 따르고 있으며, 임상 승인 절차도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선진국 내 임상 진행의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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