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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적자 터널' SK온, 사모채 발행이 '최선'일까

산업 에너지·화학

'적자 터널' SK온, 사모채 발행이 '최선'일까

등록 2025.06.05 06:00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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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채 대신 간소화된 발행 방안 채택대규모 적자와 투자심리 악화 해결향후 재무 건전성 개선 전망 불투명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SK온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모채 발행에 나섰다. 실적 부진과 투자심리 위축, 신용등급 하락 압박이 겹치며 공모채 발행이 좌초된 가운데, 사모채로 '급한 불'을 끈 모습이다. 그러나 높은 조달 비용과 불투명한 재무전망을 감안할 때 이후의 재무관리 방향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올해 상반기에만 세 차례에 걸쳐 12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3월 13일 2년물과 3년물 각각 300억원씩, 같은 달 27일 300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3년 만기 3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신한투자증권 주관으로 발행하면서 총 조달 자금은 1200억원에 달했다. 해당 자금 전액을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는 것이 SK온 측 설명이다.

SK온은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A+)를 획득하고 올해 초부터 공모채 발행을 준비해 왔다. 특히 올해 SK에코플랜트, SK실트론, SK케미칼, SK엔무브 등 SK 계열사들이 연이어 목표액 이상으로 공모채 흥행에 성공하면서 SK온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였다.

결국 SK온은 공모채 대신 절차가 간소한 사모채 발행을 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시장에서 투자심리까지 빠르게 위축되자 이를 감안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SK온은 2021년 10월 출범 이후 3년 연속 연결 기준 적자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지난 3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Baa3)에서 투기등급(Ba1)으로 하향 조정한 것도 부담을 키웠다. SK온 역시 연쇄적으로 신용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용등급 평가를 요구하지 않는 사모채 발행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SK온의 사모채 발행이 과연 적절한 선택이었는지를 두고는 의문이 제기된다.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해 재무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사모채는 비공개 방식으로 소수 투자자에게 배정되며 투자자들은 현금화가 어려운 리스크를 반영해 공모채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SK온은 2024년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3조8836억원에 불과한 반면, 단기차입금은 그 두 배에 달하는 7조4863억원에 이르러 단기 유동성 부담이 상당하다. 여기에 내년까지 미국 내 공장 4곳의 완공이 예정되어 설비투자(CAPEX)는 당분간 이어져 재무 건전성이 개선될 기미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온 측은 사모채 발행에 대해 "일반적인 재무 활동 중 하나"라며 "해당 사모채는 원리금 상환까지 충분히 전략적으로 검토한 뒤 발행했기에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SK온의 재무 전략을 총괄해 온 김경훈 CFO가 이달부터 회사를 떠나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전무는 2022년부터 총 5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해 온 인물로, SK온의 핵심 과제인 기업공개(IPO)도 주도해왔다.

SK이노베이션도 SK온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두발 벗고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 중이다. SK온의 재무 상황은 모회사 재무구조 전반에도 직결되는 만큼 그룹 차원의 대응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통상 신종자본증권은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재무 여건이 악화된 기업들이 주로 활용하는 수단이다. SK이노베이션의 부채비율은 2023년 169%, 2024년 179%, 2025년 1분기에는 207%까지 상승하며, 주요 신용등급 평가 기준선(200%)을 초과한 상태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의 순차입금 31조원 가운데 약 65%가 SK온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배터리 사업이 그룹 전체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새로 취임한 장용호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의 리더십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임 박상규 사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났지만,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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