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9개 자회사 CEO 교체···고강도 인적 쇄신 단행

임기만료 대상 되는 13개 자회사 중 9곳 교체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영종 신한라이프사장 연임

파생상품 사고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사임

[DB 신한금융그룹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신한금융지주가 9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섰다. 올해 총 13개 자회사가 CEO 교체 대상에 오른 가운데 4곳을 제외한 9곳의 수장이 모두 교체됐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5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자회사 사장단 후보 추천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한금융그룹 자회사 CEO 인사의 주요 방향성은 ▲고강도 인적쇄신을 통한 조직 체질 개선 ▲경영능력 입증된 CEO연임으로 일관성 있는 미래전략 추진 가속화 ▲세대교체를 통한 차세대 리더 적극 발탁 등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이날 자경위에서 '바람이 바뀌면 돛을 조정해야 한다'라는 격언을 인용하며 "불확실한 미래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내부의 근원적인 혁신과 강력한 인적쇄신 및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진 가운데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연임이 결정됐다.

특히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연임 시 1년씩 임기를 부과하는 관례를 깨고 임기 2년으로 재선임이 추천됐다. 앞서 2년간 견조한 자산성장과 비이자 이익 증대 및 글로벌 성장 등 우수한 경영성과를 시현한 만큼 중장기 관점의 전략에 기반해 안정적으로 신한은행을 이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한라이프도 이영종 사장의 연임이 추진됐다. 이 사장은 'TOP 2'를 전략 목표로 전방위적 혁신을 통해 우수한 경영성과를 이어오고 있는 신한라이프는 이 사장의 연임 추천으로 탑티어 생보사로 도약을 위한 성장전략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사장과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사장도 재선임됐다. 강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 사장은 최근 당면한 이슈들을 신속히 수습하고 조직 체질개선을 과제로 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등 9곳은 신임 수장이 이끌게 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월 발생한 파생상품 사고 관련해 사임의사를 밝힌 김상태 사장의 후임으로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 부사장은 현재 파생상품 사고 관련 후속조치를 위한 '위기관리 정상화 TF' 위원장을 맡고 있다. 신임 사장에게는 전사리스크 관리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수행이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신한카드 신임 사장에는 박창훈 신한카드 본부장이 신규 추천됐다. 그룹 주요 자회사인 신한카드 CEO로서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본부장에서 추천된 파격 인사다.

이는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추진력 강화와 조직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7월 그룹 수익성 개선에 기반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시했으며 이를 위해서는 신한카드의 성과 확대가 필수적이다.

신한캐피탈은 전필환 신한은행 부행장이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다. 전필환 부행장은 디지털사업과 영업추진 전반을 아우르는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다.

제주은행은 박우혁 은행장 후임으로 신한저축은행 이희수 사장이 신규 추천됐으며 이 사장이 제주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신한저축은행 신임 사장에는 채수웅 신한은행 본부장이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이 밖에 신한DS 신임 사장에는 민복기 신한은행 본부장이, 신한벤처투자 신임 사장으로는 우리벤처파트너스의 박선배 전무가 신규 추천됐다. 신한펀드파트너스 신임 사장에는 김정남 신한은행 본부장이, 신한리츠운용 사장 후보에는 임현우 신한은행 본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사와 관련하여 자경위 관계자는 "자회사 CEO 교체 폭을 대폭 확대해 조직 내 긴장감을 불어넣고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포착,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의 경영리더로서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장 불확실성에 효율적,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그룹의 한 단계 도약, 새로운 성장 기회 창출을 위한 강한 추진력, 실행력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일 자경위에서 추천된 대표이사 후보는 각 자회사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요건 및 적합성 여부 등에 대한 검증을 거쳐 각 사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