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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문제 단백질 제거해 암 정복···'M&A·기술도입' 활발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항암제 유망기술⑤

문제 단백질 제거해 암 정복···'M&A·기술도입' 활발

등록 2024.07.04 19:15

수정 2024.07.05 10:44

유수인

  기자

문제 단백질 분해하는 'TPD'···언드러거블 프로틴에도 효과연평균 27% ↑, 2030년 33억 달러 시장 전망국내외 제약사 '프로탁·분자접착제' 기술 확보 속도

암 유발 원인인 단백질 자체를 제거해 질병을 치료하는 표적 단백질 분해제(TPD) 기술이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로 각광받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존 저분자화합물 항암신약들이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붙어 활성을 저해하는 기전이라면 TPD는 문제가 되는 표적 단백질(targeted protein)을 직접 분해해 아예 제거하거나 비활성 시킨다.

TPD는 기존 기전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언드러거블 프로틴'(Undruggable Protein)에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언드러거블 프로틴은 구조, 기능, 또는 세포 내 위치 때문에 기존 저분자 약물로 타깃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되는 단백질을 뜻한다. 표면에 리간드(단백질 분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물질) 결합 부위가 없거나 리간드가 부착돼도 단백질 조절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우리 몸에는 2만개 이상의 단백질이 있는데 이 중 70% 이상이 '언드러거블'로 간주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TPD는 크게 1세대 프로탁(PROTAC), 2세대 분자접착제(Molecular Glues‧MG) 기술로 구분된다.

프로탁은 TPD 분야 선두주자인 미국 아르비나스의 플랫폼 기술 명칭이기도 하다. 이 기술은 세포 내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UPS)을 통해 질병을 유발하는 문제 단백질을 분해해 질병을 치료한다. UPS는 체내 세포에 불필요한 단백질을 파괴해서 없애는 방법들 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으로, 저용량으로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프로탁은 ▲질병 원인 단백질에 결합하는 '리간드' ▲단백질 분해 표지 효소(E3 ligase) ▲두 리간드를 연결해주는 링커로 구성된다. 프로탁이 작동하면 질병 유발 단백질과 단백질 분해를 유도하는 효소를 가까이 붙여 분해가 쉽도록 한다.

특히 프로탁은 표적 단백질에 방식과 상관없이 결합만 하면 분해할 수 있기 때문에 광범위한 질병에 접근할 수 있다.

분자접착제는 프로탁보다 분자 크기가 작아 모든 단백질을 타깃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기술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표적에 대해서도 단백질을 분해해 적용 질환을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TPD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루츠애널리시스에 따르면 글로벌 TPD 시장은 2021년 4억5200만달러(약 6243억원)에서 연평균 27% 성장해 2030년 33억달러(약 4조5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TPD 신약개발에 적극적이다. 비만치료제 '위고비' 개발사인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2월 대규모 투자를 통해 TPD 분야에 진출했다. 회사는 미국 TPD기술 개발사 네오모프와 14억6000만달러(약 2조161억원) 규모의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MSD는 지난해 오스트리아 생명공학기업 프록시젠과 25억5000만 달러(약 3조5200억원) 규모의 기술도입 계약을 맺고 분자접착제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섰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퀍(BMS)은 지난 2022년 여러 비공개 관심 타깃에 대한 분자접착제 발굴을 위해 신썩스와 최대 5억5000만달러(약 7593억원) 규모 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로슈는 분자접착제 기반 신약 개발을 위해 지난해 9월과 10월 각각 오리오니스 바이오사이언스, 몬테로사 테라퓨틱스 등과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TPD 분야가 아직 초기단계이다보니 국내 기업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유빅스테라퓨틱스와 최대 1500억원 규모의 TPD 치료제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유한양행인 유빅스가 보유 중인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 UBX-103'의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전 세계 독점권을 가지게 됐다. UBX-103의 임상시험도 주도한다.

UBX-103은 유빅스테라퓨틱스의 자체 TPD 기술인 '디그레듀서'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도출한 후보물질이다. 전립선암 환자에서 과발현 또는 과활성화된 안드로겐 수용체(AR)를 분해함으로써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기전을 가졌다.

앞서 유한양행은 TPD 기술을 보유한 사이러스테라퓨틱스와도 업무협약을 맺고 '제2의 렉라자'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일동제약그룹은 아이리드비엠에스(iLeadBMS)를 통해 분자접착제를 개발 중이다. 회사는 지난 2월 '2024년 유럽종양학회 표적항암요법 학술대회(ESMO TAT 2024)'에서 TPD 치료제 'IL2106'와 관련한 최신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IL2106'는 아이리드비엠에스가 독자 개발한 TPD 치료제 분야의 분자접착제로, 암 유발과 연관성을 갖는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 CDK12를 타깃한다. CDK12는 세포주기(cell cycle)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Cyclin K와 함께 복합체를 이루어 난치성 암 세포의 성장 및 전이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동아에스티와 비소세포폐암을 치료하는 TPD 신약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HK이노엔이 개발 중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이하 'EGFR') 저해제에 동아에스티의 단백질 분해 기반기술을 접목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타깃하는 'EGFR 분해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7년부터 자체 저해제를 통한 프로탁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2021년 12월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프로탁 기술을 적용한 항암제를 도입했다. 회사는 E3 리가아제 바인더인 CRBN, VHL을 비롯해신규 E3 리가아제 바인더를 발굴하고, 다양한 링커(Linker) 기술을 확립하는 등 기반기술 구축 및 후보물질 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제넥신은 항체 단백질 조작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바이오프로탁'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합병키로 했다. 회사는 지난 달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피디바이오와의 소규모합병 방식 흡수합병을 결의했으며, 합병 세부절차는 오는 10월 중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피디바이오 창업자인 삼성종합기술원 출신 최재현 대표와 회사의 핵심연구진들은 합병 후 제넥신 R&D 총괄임원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사진=SK바이오팜 제공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사진=SK바이오팜 제공

SK바이오팜은 차세대 먹거리로 TPD를 점찍고 지난해 미국 프로테오반트 사이언스(현재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 지분을 인수했다. 현재 TPD 기술을 활용한 혁신 의약품 발굴 및 개발 중으로, 연내 파이프라인과 개발 일정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지난달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기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TPD는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다.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속도를 내서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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