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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조선-철강 후판값 '씨름'···변수는 원자재 가격

산업 중공업·방산

조선-철강 후판값 '씨름'···변수는 원자재 가격

등록 2024.04.01 15:47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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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후판 가격협상 진통···양측 입장 팽팽원자재 가격 추이 따라 결과 판가름 날 전망철광석 가격 하락세···연초 대비 28.5% 하락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상반기 후판값 협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특히 후판의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향후 원자재 가격 추이에 따라 협상 결과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철강업계는 지난달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조선업계는 국내 후판 가격이 높아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철강업계는 지난해 이뤄진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후판은 선박에 사용되는 재료로 두께 6㎜가 넘는 두꺼운 철판이다. 후판은 조선업계 생산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 반면, 철강업계에는 핵심 매출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두 업계 모두 매년 가격 인하와 인상을 고집한다.

통상 후판 가격 협상은 상·하반기 한 번씩 진행되며, 지난해 상반기 협상은 5월 중순께 마무리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톤(t)당 90만원 중반대로 합의가 마무리됐고,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이 인하됐다.

이에 철강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 인하가 이뤄진 만큼, 올해 상반기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약 2년간 여섯 차례(kWh당 31.7원) 인상된 전기요금으로 부진한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어 후판 가격을 올려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한국전력은 200조원이 넘는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부터 작년까지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당 31.7원 인상했다. 이로 인해 한전은 지난해 기준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철강사들은 실적 부진에 빠졌다. 철강업계는 전기요금이 1kWh만 올라도 연간 200억원 이상의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된다. 또 전력비는 철강 제품 원가의 10%가량을 차지해 두 배의 비용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반면 조선업계는 국내 후판 가격이 수입산 대비 비싸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산 후판의 수입 가격이 t당 90만원인 수준에 반해, 국내 후판가는 90만원 중반선에 머물러있다는 주장에서다. 게다가 중국은 지난해 값싼 철강 물량을 과도하게 생산하면서 글로벌 후판 가격도 하락세로 접어든 상태다.

특히 조선업계도 지난해 상반기 후판 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에 또 한 번의 인상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이에 따른 충당금을 반영해야 하는데, 이 경우 실적 개선에 많은 여러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의 변수는 후판의 주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의 추이일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8일 톤당 102.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3일 최고점(143.95달러)을 찍은 뒤 28.5%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철광석은 최대 구매처인 중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다만 리오프닝(경제 재개 활동)을 선언했던 중국이 현재까지도 별다른 활동을 보이고 있지 못한 상태다. 통상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 후판값 인하 가능성도 올라간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정책 지원이 부재한 현재 새로운 모멘텀을 찾기는 어렵다"면서 "철광석과 연료탄 가격도 하락했으며,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올해 초부터 작년 하반기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전가하기 위 가격을 인상했으나 수요가 줄어들고 유통 가격의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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