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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220조 시장 열린다"···5社5色 폐배터리 전략

산업 에너지·화학 NW리포트

"220조 시장 열린다"···5社5色 폐배터리 전략

등록 2023.11.21 07:34

수정 2023.11.21 13:22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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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존 탈피···폐배터리 추출 원료를 다시 재활용2040년 시장 규모 225조원···총 3339GWh 규모 합작사 설립 빠르게···"LFP보다 삼원계가 유리"

전기차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폐배터리 산업이 국내 배터리 업계에 '블루오션'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폐차된 전기차의 배터리를 재활용할 경우 니켈, 리튬 등 배터리 핵심 원료를 추출할 수 있어 경제성과 친환경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는 폐배터리 활용을 위한 법률도 재정비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 기업은 폐배터리 시장 성장세에 맞춰 리사이클링(Recycling) 체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파트너사와의 합작법인 설립은 물론 구체적인 생산 목표치까지 공개했다. 업계에선 삼원계를 사용하는 우리 기업이 중국 기업보다 폐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성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을 수 있는 폐배터리 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경제성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을 수 있는 폐배터리 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공급망 다변화 필요한 배터리···폐배터리, 연평균 17% 성장
20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회사는 SK에코플랜트, 전기·전자폐기물 전문기업 테스(TES)사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헝가리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3사는 이번 협약으로 헝가리에서 폐배터리 및 스크랩(배터리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 등 재활용을 위한 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는 폐배터리에서 회수한 원료를 배터리 제조에 다시 투입하는 순환 체계를 구축해 자원순환경제 실현에도 나서기로 했다.

폐배터리 사업은 크게 재사용과 재활용으로 구분된다. 전기차에 쓰인 폐배터리 성능이 6~70% 이상 남아있을 때 이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전동공구 등으로 사용처를 바꾸는 경우 폐배터리를 재사용했다고 말한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의 기본 단위인 셀(Cell)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원료를 추출해 이를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로써 다시 사용한다는 뜻이다.

배터리 원료는 특정국 의존도가 높아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재활용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이차전지 핵심 광물 8대 품목 공급망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산화코발트·수산화코발트(83.3%) ▲산화리튬·수산화리튬(81.2%) ▲천연흑연(87.4%) ▲산화니켈·수산화니켈(69.0%) 등 중국 비중이 높았다.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초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집계한 2040년 전 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는 4227만대, 배터리 용량 기준 3339기가와트시(GWh)로 예상되고 있다. 재활용 시장은 금속 기준 2030년 143만6000톤에서 2040년 500만9000톤, 금액으로는 연평균 17%씩 성장해 같은 기간 535억6900만달러(약 70조원)에서 1741억2000만달러(약 225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폐배터리 사용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최근 정부에 '사용 후 배터리 통합관리체계' 업계안 및 관련 법률안을 담은 건의서를 제출했다. 폐기물로 취급 중인 폐배터리를 '제품'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배터리 전주기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통합이력관리시스템 도입, 재생원료 사용 목표제를 통해 배터리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등이 주요 골자다.

"220조 시장 열린다"···5社5色 폐배터리 전략 기사의 사진

재활용 체계 구축 이어져···"LFP보다 삼원계가 유리"
에코프로는 SK에코플랜트·테스와의 협력뿐만 아니라 그룹 내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씨엔지의 생산능력을 오는 2027년까지 6만1000톤(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 생산능력 대비 2배 늘어난 규모다. 에코프로씨엔지는 2025년 1분기에 배터리 리사이클 2공장을 본격 운영하고 2025년 4분기에 3공장 설립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에코프로와 더불어 우리 기업은 폐배터리 사업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월 중국 1위 코발트 생산업체 화유코발트와 중국 내 최초의 한중 합작 배터리 리사이클 기업을 설립했다. 신규 합작법인은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Scrap)과 수거된 폐배터리에서 핵심 원료를 추출해 LG에너지솔루션의 난징(南京) 배터리 생산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지난 2019년부터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을 리사이클링 파트너사에서 원료를 회수해 삼성의 전구체·양극재 파트너사에 공급하고 이를 다시 배터리 제조에 재활용하는 체계(Closed-loop)를 운영 중이다. 재활용 체계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와 헝가리로 확장했고 2025년까지 중국, 미국 사업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성일하이텍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회수하는 기술과 성일하이텍이 보유한 니켈·코발트·망간 회수기술을 결합한 국내 합작법인을 올해 설립하고 재활용 공장은 오는 2025년까지 건설할 예정이다. 또 미국, 유럽 등 해외 공장 증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2021년 화유코발트와 리사이클링 전문회사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했고 올해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 인근에 위치한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리사이클링 공장을 준공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리튬 3만톤, 니켈 3만톤, 코발트 1만톤 등 연간 총 7만톤 규모의 재활용 원료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업계에선 삼원계 위주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우리 기업에 폐배터리가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등의 금속은 사용되지 않아 재활용 생산성이 낮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국가들의 강력한 폐배터리 재활용 규제가 구체화 되면 LFP 중심의 중국 업체들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반면 삼원계 중심의 국내 업체들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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