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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70년 독점' 깨지는 한국거래소···ATS 견제할 상품 절실

증권 증권일반

'70년 독점' 깨지는 한국거래소···ATS 견제할 상품 절실

등록 2023.07.21 07:00

안윤해

  기자

금융위, '넥스트레이드' ATS 투자중개업 예비 인가거래소, 통합시장구축 TF 신설···ATS 지원·견제 기능"정보 공유 필요···동일 기능·동일 규제 입각해 대응"

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금융위·금감원 등 금융당국이 '넥스트레이드'의 대체거래소(ATS, Alternative Trading System) 투자중개업 예비 인가를 승인한 가운데, 한국거래소 내부에서는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9일 제14차 정례회의를 열고 넥스트레이드의 ATS 투자중개업을 예비인가 했다. 이에 한국거래소의 독점체제는 70년 만에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ATS 도입을 위한 예비인가 심사 신청을 받았으며 그중 넥스트레이드가 유일하게 신청한 바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8개 증권사가 발기인으로 나섰으며, 총 26개 증권사가 참여했다. 이외에도 코스콤,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등의 유관기관도 출자했다.

ATS는 한국거래소와 동일한 매매체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시장이다. 단, 상장심사·청산·결제·시장감시 등은 여전히 한국거래소가 도맡기 때문에, ATS는 매매체결 기능만을 담당하는 '주식매매 전문거래소'로 볼 수 있다. 그간 주식 매매체결 업무는 68년 동안 거래소가 독점적으로 행사해왔으나 이번 인가로 주식거래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넥스트레이드는 허가 이후 상장 주권 및 주식예탁증서(DR)만 거래할 수 있으며, 당국은 향후 ATS의 안정화에 따라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까지 거래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는 이번 예비인가를 거쳐, 이르면 내년 4분기 본인가 신청을 통해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경쟁사 등장에 '긴장'···통합 대응 TF 출범

한국거래소는 ATS의 공식 출범 전부터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거래소는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본부 주식시장부 산하에 '통합시장구축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해당 TF를 통해 ATS를 지원함과 동시에 경쟁 구도 조성에 대해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한국거래소와 ATS 간 경쟁 체계가 형성될 경우 거래시간(야간시장 등) 유연화, 거래비용 하락, 거래체결 속도, 주문방식 다양화 등 다양한 매매체결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거래소는 경쟁력 제고 및 기존 회원 확보 차원에서 일찍이 서비스 개선 등에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올해 초 한국거래소는 13년 만에 코스피·코스닥·코넥스·주식선물시장의 호가 가격 단위를 세분화하고, 호가 가격 단위를 통일하고 일부 가격 구간의 호가 단위를 축소했다.

이와 함께 파생상품시장의 개장 시간도 기존보다 15분 앞당겼다. 거래소는 오는 31일부터 파생상품시장을 주식시장보다 15분 빠른 오전 8시 45분에 개장하기로 결정했다.

조기 개장 대상 상품은 코스피200선물, 코스피200옵션, 미니코스피200선물, 미니코스피200옵션, 코스닥150선물, 코스닥150옵션, KRX300선물, 등으로 가격발견 기능을 강화하고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런 서비스 개선에 대해 ATS 출범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손병두 이사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원사 CEO들을 불러, ATS 설립과 관련한 거래소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 디지털 증권시장 도입, ESG 경영 확산 등 다양한 현안들을 논의한 바 있다. 파생상품시장 조기 개장도 당시 안건 중 하나였다.

아울러 거래소는 혁신금융서비스(금융 규제 샌드박스) 지정 신청을 마무리하고 연내 토큰 증권 시장 출범을 준비 중이다. 앞서 거래소는 올해 디지털 증권시장이 출범할 수 있도록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프라 구축 등 작업을 해왔다.

손 이사장은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디지털자산이 상장·유통되는 시장이 바로 올해 거래소에 개설된다"며 혁신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협력과 견제를 동시에···거래소, 수수료 수익 확보 나선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거래소는 ATS에 대한 견제에도 나섰다. 거래소는 지난 4월부터 대체거래소(ATS)에 시장감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거래소 중 유일하게 시장감시 기능을 가지는 만큼 ATS 시장에 대한 감시도 해야 한다. 이에 거래소는 ATS 시장감시에 대한 비용 부과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연구 용역 과제에는 현행 수수료 체계 진단 및 새로운 체계의 제안, 해외 거래소의 수수료 정책 조사와 신 체계 도입 시 영향 분석 등이 포함됐다. 매매 주체·매매 패턴·시장 기여도 별 수수료 차등 부과 적용 사례와 징수 현황 등을 조사해 수수료 부과 기준을 새롭게 정비한다. 거래소는 오는 8월까지 분석 결과를 받아 수수료 부과의 당위성과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주식 중개 기능이 대체거래소로 분산될 경우 거래소의 수수료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지는 만큼, 일부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이외에도 시장감시 수수료에서 그치지 않고 청산결제 수수료, 통합시세 산출을 위한 비용, 시장 조치 비용에 대해서도 대체거래소에 별도로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이번에 TF를 만든 지는 약 2주 정도 됐다"며 "ATS가 출범할 경우, 시장감시나 청산결제 등을 모두 거래소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상호 간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소는 ATS를 지원해주는 역할이고, 현재로선 ATS가 완전히 법적 인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1대 1로 서비스나 상품을 출시하면서 대응할 계획은 없다"며 "동일 기능·동일 규제에 입각해 대응하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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