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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뉴롯데의 중심' 롯데케미칼, 재무 중량감 높였다(종합)

산업 에너지·화학

'뉴롯데의 중심' 롯데케미칼, 재무 중량감 높였다(종합)

등록 2023.03.29 15:49

김다정

  기자

강종원 재무혁신본부장(CFO) 사내이사 신규 선임실적 쇼크 속 잇단 대규모 투자로 자금 압박 커져이례적인 CFO 이사회 참여···흔들림 없는 투자 의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체질개선에 나선 롯데케미칼 이사회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재무안전성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자 이례적으로 이사회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배치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날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황진구 기초소재사업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와 함께 강종원 재무혁신본부장(CFO)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올해 이사회 구성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롯데케미칼이 재무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재무담당 임원의 중량감을 높였다는 점이다.

그동안 롯데케미칼의 재무라인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신동빈·김교현·이영준·황진구 총 4명의 대표이사 가운데 재무 전문가는 없다.

무엇보다 CFO의 이사회 참여는 이례적이다. 석유화학업계 경쟁자인 LG화학이 오래전부터 CFO를 사내이사진에 포함시킨 것과 달리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각 사업 부문별 대표이사 3인만을 사내이사진으로 구성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강종원 상무가 포함되면서 새롭게 합류하면서 사내이사는 기존 대표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례적인 결단 속에서 '뉴롯데'를 내세운 신동빈 회장의 롯데케미칼 육성 의지가 돋보인다. 석유화학업황 부진 속에서도 롯데그룹 핵심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롯데케미칼에 흔들림없는 투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이 가장 오랫동안 사내이사를 연임할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계열사다. 신 회장은 이번에 재선임되면서 12회 연속 연임하고 있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전통적인 화학 사업에서 벗어나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년간 기존 화학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큰 수소·배터리소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달 2조7000억원 규모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완료한 데 이어 올해 △GS 에너지 합작 신규사업 △인도네시아 크래커 사업 △폐PET 화학적 재활용 신규사업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 △EOA 증설 신규사업 △헤셀로스 임가공 사업 △바나듐 배터리 전해액 등 진행중인 사업 투자 규모만 1조8024억원에 달한다.

김교현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고부가제품 개발 강화 등 미래 기술의 선제적 확보, 포트폴리오 재편 등 질적 변화를 통해 석유화학 사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그만큼 롯데케미칼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초 롯데케미칼이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배경에는 튼튼한 재무구조가 있다. 지난해 기준 롯데케미칼의 부채 비율 55.0%다. 올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도 재무 건전성을 위해 부채 비율과 장기 차입금 비율을 70%로 유지하는 방침을 세웠다. 통상 기업 부채가 100% 이하를 준수하다고 평가한다.

강종원 상무는 "일진머티리얼즈, 라인프로젝트와 관련한 외부조달을 시현하더라도 부채비율은 70%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규모 투자에 지난해 영업손실까지 발생한 터라 자금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AA+'(부정적)인 신용등급의 강등 압력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영업창출현금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인수자금 소요, 투자부담 확대 등으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약화된 현금창출력, 인도네시아 NCC 신설 대규모 투자부담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2021년 말 이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재무부담이 빠르게 가중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사실상 롯데케미칼 재무 전반을 총괄하는 강종원 CFO의 합류로 이사회를 통해 재무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사결정체계 내에 CFO의 역할에 보다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신사업 확대로 실적 안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경쟁사 대비 사업다각화가 다소 늦은 만큼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언제든 업황 사이클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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