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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불황에도 광폭 행보···롯데케미칼, 자금조달 '속도'

산업 에너지·화학

불황에도 광폭 행보···롯데케미칼, 자금조달 '속도'

등록 2023.03.24 08:03

김다정

  기자

실적 쇼크 속 잇단 대규모 투자로 자금 압박 커져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라인프로젝트 등 7조원 규모'AA+(부정적)' 신용등급 강등 압력···자산 매각 단행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의 투자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고금리 시대 속 '실적쇼크' 위기까지 맞아 자금 압박이 커졌음에도 유상증자와 자회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룰 통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실적 쇼크를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사업다각화를 비롯해 과감한 투자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조성 등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자금 2조7000억원, 인도네시아에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는 '라인 프로젝트' 투자금 39억달러(4조7970억원) 등으로 총 7조원이 넘는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국내 1위 동박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완료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이름을 바꾸고, 대표이사로 김연섭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CSO)을 선임해 새롭게 출발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롯데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작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4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잔금 2조4300억원을 치르면서 주식 및 출자 증권 양수 거래를 종결했다고 공시했다. 롯데케미칼은 당초 인수 금융을 1조7천억원 대로 예상했지만, 4000억원을 내부 자금으로 충당하면서 1조3000억원을 인수 금융을 통해 조달했다.

이번 인수는 예정일보다 17일 앞당겨진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 안에는 인수를 끝내겠다는 목표로 자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인수는 역대급 실적 부진으로 자금을 운용하거나 투자를 받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강력하게 추진되며 주목 받고 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시작으로 2차전지 사업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예정인 만큼 자금 확보에 대한 우려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어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초대형 석화단지 건설에 필요한 외부 자금 조달도 지난 22일 완료했다.

롯데케미칼은 국책금융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KEXIM)과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의 대출·보증·보험 등의 금융지원을 통해 글로벌 금융 기관 12곳으로부터 24억 달러(약 3조1000억원)을 12년간 장기 차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어려운 대외 환경하에서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24억불을 조달해 해외 생산기지 조성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며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 국가에서의 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라인프로젝트'로 불리는 이번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에서 에필렌과 프로필렌 등을 생산할 수 있는 화학단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의 해외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됐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의 부진으로 인해 미래 먹거리 산업에 공격 투자를 이어가면서 자금 압박은 커지는 분위기다. 실적 부진과 투자 확대로 차입금 부담이 커진 탓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롯데케미칼의 차입금은 5조6244억원으로, 여기에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한 1조3000억원 차입금을 더하면 규모가 7조원에 달한다. 반면 현금과 현금성 자산 등을 포함하는 현금 예금은 3조72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9%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의 'AA+'(부정적)인 신용등급 강등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영업창출현금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인수자금 소요, 투자부담 확대 등으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약화된 현금창출력, 인도네시아 NCC 신설 대규모 투자부담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2021년 말 이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진행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22일 2년물 700억원, 3년물 2500억원, 5년물 300억원 총 3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6200억원이 들어왔다.

올 들어 AA급 수요예측에 조 단위 자금이 몰려든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특히 3년물의 경우 2500억원을 모집에 250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면서 간신히 미매각을 면했다.

불황 속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롯데케미칼은 최근 회사채 발행과 더불어 비핵심 자산 매각을 단행하면서 우려를 불식시켜 나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월 파키스탄 소재 자회사 LCPL(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 보유 지분 전량(75.01%)을 '럭키코어인더스트리'에 매각하고 약 1924억원을 마련하면서 1800억원 가량의 수익을 남겼다.

이번 매각으로 롯데케미칼은 PTA(고순도테레프탈산)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보다 앞서서는 2020년 하반기부터 울산공장에서 PTA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설비 전환을 통해 고순도 이소프탈산(PIA)을 생산해 왔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신사업 확대로 실적 안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경쟁사 대비 사업다각화가 다소 늦은 만큼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언제든 업황 싸이클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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