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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 반도체 '경고등'에도···모바일 D램 전쟁 가속화

삼성-하이닉스, 반도체 '경고등'에도···모바일 D램 전쟁 가속화

등록 2022.11.10 15:10

윤서영

  기자

삼성에 이어 하이닉스도 'LPDDR5X' 선보여동작 속도 33% 향상···전작보다 1.3배 빨라져모바일 D램, '낮은 전력 소비 구현' 최대 관건인공지능·메타버스 등 여러 분야에 사용될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반도체 산업이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예상보다 반도체 겨울이 더욱 혹독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차세대 '저전력' 모바일용 D램 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 경쟁에는 불이 붙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시장에 선보인 저전력 DDR(Double Data Rate) 'LPDDR(Low Power DDR)5X'로 업계 최고 동작 속도인 8.5Gbps(초당 기가비트)를 구현해낸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SK하이닉스도 같은 속도를 지닌 모바일 D램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흔히 모바일용 D램으로 불리는 LPDDR은 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 PC 등 무선 전자기기에 사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에 내놓은 LPDDR5X의 동작 속도는 전작인 LPDDR5(6.4Gbps)보다 1.3배가량 빨라졌다. 기가비트는 초당 얼마나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단위로 1초에 대략 10억비트(bit) 정도의 정보를 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환경에서 5기가바이트(GB) 영상을 다운로드한다면 LPDDR5는 10개를, LPDDR5X는 그보다 3개 더 많은 13개를 처리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교체 주기가 빠른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구매할 때면 브랜드와 모델, 가격은 물론 성능을 포함한 스펙까지 꼼꼼히 따져가며 구매한다. 이때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성능 중 하나가 바로 '속도'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LPDDR의 빠른 동작속도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이다.

앞서 LPDDR 분야의 선두 주자는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2018년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8GB LPDDR5 D램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차세대 D램인 LPDDR5X를 처음 개발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발한 끝에 지난달 업계 최초로 8.5Gbs의 동작 속도를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불과 한 달 만에 속도 측면에서 같은 기록을 세우는 것은 물론 전력 소비까지 줄이는 등 기술 격차를 좁히며 압박에 나섰다.

LPDDR은 일반적인 D램과 비교했을 때 크기도 작고 전력도 더 적게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곧 무선 전자기기에 탑재하면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려준다는 장점이 된다.

특히 모바일의 경우 전력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제품의 사용시간을 늘리기 위해선 전력소비를 최대한으로 줄여야 한다. 이 때문에 LPDDR은 규격명에 LP(Low Power)라는 표현이 사용될 만큼 '더 낮은 전력 소비'를 구현해내는 것이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모바일용 D램에 'HKMG(High-K Metal Gate)' 공정을 도입해 이전 세대 대비 33% 빠른 동작 속도와 25% 소비전력 감소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SK하이닉스의 LPDDR5X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정한 초저전압 범위인 1.01~1.1볼트(V)에서 작동한다.

업계에선 LPDDR을 둘러싼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혁신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저전력을 비롯해 초고속, 고성능, 고용량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 LPDDR5X D램은 모바일 시장을 넘어 서버, 고성능 컴퓨팅(HPC), 전장, 인공지능(AI), 메타버스(Metaverse) 등까지 향후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뿐만 아니라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PC 시장에서는 패키지 크기는 작으면서도 고성능, 저전력 특성을 갖춘 메모리가 요구되고 있어 LPDDR D램의 채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서버 시장에서도 LPDDR D램을 탑재하면 데이터 처리에 소요되는 전력과 에너지를 동시에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다. 전장 분야에서는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대용량 데이터의 빠른 처리가 중요해짐에 따라 LPDDR D램이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ESG(사회·환경·지배구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더욱 적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LPDDR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유진투자증권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D램 시장 규모는 전세계 경기 침체에 따라 전분기 대비 29.3% 급감한 179억7300만달러(약 24조630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 저전력 모바일용 D램 시장은 갈수록 성장할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저전력 D램 시장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135억9600만달러(약 18조6061억원)에서 18.7% 늘어난 161억3300만달러(약 22조780억원) 수준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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