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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바꿔? 말아?" 사명 변경 두고 속내 복잡한 신한금융투자

"이름 바꿔? 말아?" 사명 변경 두고 속내 복잡한 신한금융투자

등록 2022.06.09 07:01

수정 2022.06.09 10:10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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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일신 차원서 13년 만에 회사명 교체 검토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사명에 '금융투자' 삽입"다양한 아이디어 논의 중···개명 확정된 바 없다"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 사옥 전경. 사진=신한금융투자 제공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 사옥 전경. 사진=신한금융투자 제공

신한금융투자가 13년 만에 회사 이름을 바꿀 것이라는 이야기가 업계 안팎에서 퍼지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 안팎의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회사명 교체가 긍정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깊이 있게 고려되는 가운데 사명 변경이 오히려 불필요한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비판적 의견도 공존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회사 경영 혁신안의 한 방편으로 회사 명칭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 아이디어 검토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실제 실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시장 안팎에서 거론되는 새 회사명 후보로는 '신한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이 꼽힌다. 다만 어느 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

사명 변경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추정된다. 가장 설득력이 큰 배경으로는 사명의 불분명함 때문으로 추리된다. 신한금투를 잘 모르는 이들이 회사 밖에서 현재 사명만 놓고 보면 '저 회사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후문이 우세하다.

현재 업계에서 '증권' 대신 금융투자라는 단어를 사명에 넣은 곳은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DB금융투자 등 세 곳이다. '증권'이라는 회사 명칭이 당연했던 증권업계에서 금융투자라는 단어를 회사명에 넣은 것은 신한금투가 최초였다.

신한금투의 사명은 그동안 여러 번 바뀌었다. 대부분 회사의 주인이 달라지는 과정에서 사명을 바꾼 사례들이다. 첫 이름은 1973년에 탄생한 효성증권이었다. 이름 그대로 효성그룹이 만든 증권사였다. 그러다 1983년 쌍용그룹이 효성증권을 인수하며 쌍용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꿨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이 휘청이자 1998년 H&Q 아시아퍼시픽 코리아로 회사가 팔렸고 굿모닝증권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리고 2002년 증권업 확장을 선언한 신한금융지주가 굿모닝증권의 새 주인이 되며 굿모닝신한증권이라는 새 이름을 탄생시켰고 7년 뒤인 2009년 현재의 이름인 신한금융투자로 이름을 바꿨다. 창업 이후 49년간 달았던 간판의 숫자만 무려 5개다.

조직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조직 안팎의 분위기를 새롭게 바꿔보자는 분위기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나름의 속사정이 있기에 회사 이름이라도 바꿔보자는 셈이다.

과거의 이름에는 사연이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2002년 굿모닝증권을 인수한 당시에는 업계 안팎 인지도가 높던 '굿모닝' 브랜드와 신한금융그룹의 브랜드를 함께 담아야 했다. 그래서 굿모닝신한증권이라는 과도기적 이름을 탄생시켰고 지난 2009년부터 현재의 회사명을 달고 있다. 주식과 채권을 사고파는 사업을 넘어 전방위적인 투자상품을 취급하겠다는 취지가 담긴 이름을 달았다.

다만 '금융투자'라는 이름 대신 남들과 비슷한 '증권' 이름을 굳이 써야 한다면 차별성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신한금투가 '금융투자'라는 이름을 처음 붙였던 만큼 신한금융투자만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우려의 핵심이다.

비용 문제도 만만찮은 비판 거리가 되고 있다. 최근 회사명을 KTB에서 다올로 바꾼 다올투자증권은 사명 변경 비용으로 30억여원을 썼다. 법인 영업 중심의 증권사여서 영업점 간판 교체 비용이 들지 않았고 TV 광고 비용으로만 대부분 예산이 집행됐다고 한다.

그러나 개인 영업을 많이 펼쳐 온 신한금투는 상황이 다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신한금투의 오프라인 영업점 개수는 81개에 달한다. 영업점 개수가 77개로 신한금투와 영업점 규모가 비슷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사명 환원 과정에서 566억원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투는 사명 변경이라는 별도 이슈 없이도 지난해 영업외비용으로 총 319억원의 돈을 썼다. 사명 변경에 나선다면 수백억원의 비용 부담이 따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신한금투가 사명 변경에 나서려 하는 진짜 속사정은 무엇일까. 증권가 안팎에서는 신한금투가 그룹 내 회사 위상을 다시 한번 굳게 다지고 확실한 반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사명 변경 카드를 꺼내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한 내부 관계자는 "회사의 이름을 바꾼다면 사업 정체성도 다시 세우고 분위기도 다잡을 수 있는 긍정적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 신한금투 관계자는 "회사 안팎 분위기를 혁신하는 차원에서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으나 사명 변경 추진안이 최종 확정되지도 않았고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 불과하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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