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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콤’ 지우는 이통3사, 디지털전환기 ‘탈통신’ 정조준

‘텔레콤’ 지우는 이통3사, 디지털전환기 ‘탈통신’ 정조준

등록 2020.10.30 13:02

이어진

  기자

SKT 사명변경 추진, 사업부 재편···빅테크 기업 도약 ‘박차’KT, 통신→플랫폼社 전환 선언···미디어·금융·B2B 시장 공략 10년 전 텔레콤 뗀 LGU+, 로봇·스마트건설·데이터사업 추진통신비 인하 압박에 성장 정체, 통신 기반 신사업 역량 ‘집중’

사진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사진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저마다 본업인 통신이 아닌 플랫폼, 솔루션 등 탈통신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명에서 아예 텔레콤을 빼려는 움직임도 나온다. 내수 시장의 한계 속 통신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 ICT기술을 활용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의미가 강한 텔레콤이라는 사명의 변경을 추진 중이다. 거론되는 사명은 SK투머로우, SK하이퍼커넥터, T스퀘어 등이다.

SK텔레콤의 본업은 무선통신이지만 인수합병 등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IPTV를 필두로 한 미디어 사업을 펼치고 있다. ADT캡스 인수와 SK인포섹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통해 물리 및 정보 등 통합 보안 사업자로도 거듭났다.

11번가와 SK스토아를 통해서는 커머스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시키기로 결정했다. 분사 이후 SK텔레콤은 MNO(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 5대 사업부 체제로 재편된다.

통신이 본업이지만 더 이상 통신사업만을 추진하는 기업이라 할 수 없는 빅테크 기업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KT는 아예 더 이상 통신사가 아니라고 선언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최근 진행한 취임 첫 간담회에서 “통신기업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하겠다”고 밝혔다. KT의 사명은 코리아 텔레콤에서 나왔다. 구 대표는 KT의 ‘T’가 텔레콤이 아닌 테크놀로지 등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KT가 추진하는 플랫폼 사업은 미디어, 금융, 인공지능 및 디지털 전환 등이다. 미디어 분야에서는 현대HCN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정부의 인허가가 완료되면 유료방송 점유율 35% 수준의 압도적 1위로 자리매김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증자 문제를 해결한 케이뱅크와 가맹점 등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BC카드, KT의 데이터 등을 융합, 시너지를 창출할 예정이다.

인공지능과 디지털전환 등의 플랫폼 및 솔루션 사업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들 B2B 시장 공략을 위해 아예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이미 2010년에 통신을 뜻하는 텔레콤을 사명에서 뗐다. 유플러스의 사명은 고객을 중심에 두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유비쿼터스를 선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임직원들에게 전통적 통신사업 관점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해왔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케이블업계 1위 CJ헬로(현 LG헬로비전)을 인수, 미디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했다. 통신을 기반으로 한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시장 공략도 한창이다. 최근 열린 국내 최대 로봇 전시회인 ‘2020 로보월드’에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참가해 5G 기반 무인지게차, 물류로봇 등을 선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GS건설과 무선통신 기반 스마트건설 사업화 추진, CJ올리브네트웍스-신한은행과 빅데이터 협력을 추진하는 등 B2B 공략에 매진 중이다.

국내 이동통신3사가 저마다 탈통신 사업에 주목하는 것은 통신사업의 정체 영향이다.

이동통신산업은 전형적인 규제 산업이다. 정부의 규제에 사업 전체가 흔들린다. 요금 출시도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1991년 도입됐던 요금인가제는 1위 사업자가 신규 요금을 출시하기 전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로 요금경쟁을 막는다는 비판을 받아오다 도입 30년째인 올해에서야 폐지됐다.

요금인하 압박은 지속 거세다. 한 통신기술을 상용화하는데는 수조원 이상의 투자비가 들어간다. 투자비를 회수할 시간적 여력도 없이 정치권, 시민단체들의 요금인하 압박이 들어온다. 상용화 불과 1년6개월째인 5G에서도 요금을 인하해야한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아직 전국망 구축도 완료되지 않아 투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도 요금인하 압박은 계속된다.

성장정체는 이동통신3사의 실적만 봐도 드러난다.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사 합산 연간 영업이익은 3조원대 중반대에서 멈춰있다. 지난해에는 5G망 투자로 인해 3조원대 영업이익도 깨졌다.

올해 코로나19 확산 속 디지털전환이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생존의 ‘화두’로 떠오른 것은 이동통신3사에 있어 기회다.

디지털전환의 근간이 되는 것은 통신 인프라다. 클라우드도 통신이 없인 불가능하다. 융합산업의 근간이 되는 통신인프라를 보유한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해 다양한 솔루션, 플랫폼 등을 선보일 시 새성장동력으로 안착시킬 수 있다. 정부가 5G 기반의 융합산업 활성화에 주력하는 것도 기회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분야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회선으로만 먹고 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본다”면서 “언택트 시대에 디지털전환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B2B 등 비통신분야 사업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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