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참이슬 후레쉬’ 도수 17도로 낮춰순한 소주 찾는 소비자 트렌드 맞췄다지만비용 절감위해 저도주 트렌드 이끈다는 시각도
경쟁사 제품 ‘처음처럼’과 같은 17도로 맞췄다. 최근 순한 소주를 찾는 소비자 요구에 맞춰 소주는 계속 순해지는 모습이다. 무학의 ‘좋은데이’ 등 지방 소주들은 이미 한참 전부터 16.9도의 순한 소주로 젊은이들을 공략했다.
주류는 알코올 도수 16.9도부터 TV광고까지 가능해 마케팅 수단이 폭넓어 진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선 소주의 맛을 지키는 마지노선을 17도라고 본다. 소주업계 1,2위 참이슬과 처음처럼이 현재 알코올 도수 17도를 무너뜨리고 더 순한 소주로 변신할 지 주목된다.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 알코올도수를 기존 17.2도에서 17도로 0.2도 낮췄다. 재고분이 소진되는 대로 기존 제품을 대체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불과 1년 전에도 참이슬후레쉬의 도수를 17.8도에서 17.2도로 0.6도 낮췄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최근 1년 동안 소비자의 알코올 도수 선호도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면서 “그간 수집한 제품 선호도 조사의 결과를 반영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알코올 도수 17.0도를 주력 제품에 반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근 주류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폭음이 잦던 과거, 여럿이 모려 ‘캬’소리와 함께 소주 한잔을 넘기던 주류 트렌드는 ‘혼술’·‘홈술’ 문화로 바뀌면서 점점 더 순한 술을 선호하는 저도주 트렌드로 변했다.
◇35도 소주가 17도 순한 소주로···95년 변천사
1924년에 처음 등장한 진천양조상회 ‘진로’의 도수는 무려 35도였다. 35도 소주가 95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도수가 절반으로 떨어진 지금의 순한 소주로 변신한 것.알코올 도수를 높이고 낮추는 기술력이 없어 40년 동안이나 35도의 독한 도수를 유지했다.
60년대 중반 들어 소주 제조기술이 발달하면서 30도 소주가 출시됐고. 8년 뒤인 1973년도에 비로서 25도 소주가 출시되며 국민술로 자리매김 했다. 이떄‘소주=25도’ 공식이 생겨났다. 수도권에서는 진로, 부산은 대선, 경남은 무학, 전남은 보해가 소주 시장을 형성했다.
‘소주=25도’ 공식이 깨진건 20년이 지난 1990년대 들어서다. 여성들의 경제활 동이 많아지며 술마시는 여성도 같이 늘어났다. 이에 지방 소주업체들은 여성을 공략한 15도~23도의 순한 소주를 만들었다.
1998년 진로는 23도 소주 참이슬을 내놓으며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때부터 소주의 저도주화가 이어졌다. 경쟁 업체들이 주거니받거니 1도씩 낮추더니 2004년에 참이슬이 21도까지 알코올 도수를 내렸다. 이 때 두산주류가 20도 ‘처음처럼’을 내놓으며 참이슬의 독주를 막아섰다.
본격적인 저도주 소주 경쟁은 2005년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하면서부터다. 하이트진로는 2006년 소주의 알코올‘마지노선’ 20도를 깨고 19.8도 ‘참이슬 후레쉬’를 선보였다. 이에 질세라 2007년 롯데주류가 처음처럼(20도)의 도수를 19.5도로 낮췄다. 이후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도수 낮추기’ 경쟁을 지속하면서 17도까지 도수를 낮췄다. 무학의 좋은데이는 2006년 첫 출시 때의 도수 16.9도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비용 절감 위해 업계가 저도주 트렌드 이끈다?
일각에서는 도수를 낮추면 주정(알코올)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류업계가 저도주 바람을 이끈다는 시각도 있다. 소주 원료의 80%는 물이고 나머지는 주정과 약간의 감미료가 들어간다.
주정은 소주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소주업체들은 해마다 매출의 20% 정도를 주정 구입에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수를 계속 낮추면 제품 생산비용은 줄어들면서도 출고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의 알코올 도수 저도화는 주류 소비 트렌드보다는 주류 업체의 수익성과 연관된 경우도 크다고 볼 수 있다”면서 "주류 제품의 알코올 도수가 낮아진다는 것은 투입되는 원료인 주정의 양도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수익성을 크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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