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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의 사춘기는 영원하다

[인터뷰 ②] 악동뮤지션의 사춘기는 영원하다

등록 2016.05.24 09:01

이소희

  기자

 악동뮤지션의 사춘기는 영원하다 기사의 사진

악동뮤지션, 이 엄마미소 유발자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비춘 뒤 통통 튀는 매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으며 국민 남매로 등극했다. 깔끔하고 실력 좋은 멜로디는 귀를 달콤하게 만들었고, 지극히 일상적이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발상의 신선한 가사는 폭발적인 공감을 샀다.

악동뮤지션은 사람들의 행동과 마음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자신들만의 감수성으로 표현해낸다. 독특한 생각이 느껴질 수는 있지만 결코 단순한 엉뚱함은 아니다. 순수함으로 보는 게 더 맞겠다. 이들은 어른들이 삶에 치여 잠시 잊고 살았던 것들에 집중하고 파고든다.

이들은 최근 새 앨범 ‘사춘기 상(上)’을 들고 왔다. 데뷔앨범 이후 약 2년 만이다. 역시나 트랙은 이찬혁의 자작곡들로 채워졌고, 자신들 겪었을 혹은 겪고 있는 사춘기를 색다른 시선으로 풀어냈다. 제 아무리 질풍노도의 시기라 한들 악동뮤지션의 시선을 거치니 지극히 순수함, 그 자체다.

실제로 마주한 악동뮤지션은 흐뭇하고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이들이 주고 받는 대화에서는 가식이 아닌 ‘진짜’ 남매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이 오갔고, 그러면서도 자신들만의 확고한 생각과 기준이 느껴졌다.

인터뷰②에 이어서...

Q. 찬혁 군은 앨범의 작사 작곡을 도맡고 있는데, 나름의 비법이 있다면

이찬혁: 특별한 비법이 있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게 비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비법이 없어요. 그런데 비법이라고 말하지 않아야 비법인 거 아닌가요? (웃음) 영감이란 말을 누가 지어낸 건지 모르겠지만 그냥 사람들이 쉽게 하는 생각이에요. 어느 한 사람이 일상적인 것 중 남들이 안 한다고 했던 걸 끄집어냈을 때 그게 영감이 되는 것 같아요. 전 그런 걸 건드리는 사람이고요.

이수현: 제가 봤을 때 엉뚱한 호기심은 오빠의 장점이자 좋은 재료에요. ‘다리 꼬지마’도 별 거 아닌데 노래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특이하잖아요.

 악동뮤지션의 사춘기는 영원하다 기사의 사진

Q. 악동뮤지션의 강점을 꼽자면

이찬혁: 1집 때부터 순수함이라고 말해왔어요. 순수한 상태에서 솔직하게 말을 하면 기분 나쁘게 듣지 않는 것 같아요. 꼬마가 “어른들은 왜 그렇게 해요?”라고 했을 때 버릇 없어 보이는 게 아니라 와 닿는데, 그런 심리를 담으려고 노력해요.

Q. 그 순수함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지

이찬혁: 예전에 ‘얼음들’이라는 노래를 썼는데 어린 아이가 어른을 바라보는 시선이에요. 지금은 6년의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됐는데, 이제는 어른 입장에서 아이의 시선을 쓰기가 눈치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순수하려고 노력해요.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술 담배를 절대 안 하고 욕도 안 해요. 어른이니까 할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한 거죠. 그래서 어른이 되어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아요.

이수현: 아버지 어머니 또한 저희 앞에서 술, 담배, 욕을 하신 적이 없어요. 그래서 당연히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고, 어렸을 때부터 존댓말도 했고요. 부모님의 교육이 대단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오빠는 주민등록증을 받고 행복해하지 않았어요. 한 번 좋아했던 적은 PC방에서 오전 12시 넘겨서 게임 했던 때에요.

 악동뮤지션의 사춘기는 영원하다 기사의 사진

이찬혁: 우리가 순수한 사람으로서 있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고 매일 날마다 순수하려고 노력해요. 저희는 가족끼리 모여서 어떻게 살까 말도 나누고 가르침을 받는데요. 그래서 저희가 어긋나 있어도 모이는 시간이 있으니 그게 풀어지고 ‘착하게 살아야지’ 마음 먹을 수 있는 것 같아요.

Q. 수현 양은 오빠처럼 곡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없는지

이수현: 자작곡도 완성된 게 5곡 정도 있고 만들고 있는 건 10개 정도 돼요. 악동뮤지션으로서도 그렇고 솔로로서도 그렇고 욕심이 있어서 야금야금 작업을 하고 있어요. 재즈풍과 알앤비에 관심이 많은데요. 아무 기교도 없는 순수한 노래도 부르고 싶어요.

이찬혁: 수현이가 만든 노래를 들어봤어요. 전 항상 좋은 말을 잘 안 해주기 때문에 수현이가 점점 노래를 안 들려주더라고요. 별명으로 ‘조수’현 이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웃음)

이수현: 못됐죠 정말! 하루 빨리 곡을 들려 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사준기 하’에도 한 곡만 넣어주면 안되겠냐고 했는데, 작업하는데 방해하지 말라고 그래요. 제가 이를 갈고 있어요.

이찬혁: 개인적인 욕심이라기 보다 순서죠. 일단 악동뮤지션으로서는 저한테 뽑을 수 있는 음악적 색깔을 보여준 뒤, 찬혁이 하는 게 식상하다 싶을 때 수현이의 자작곡, 같이 만든 자작곡을 싣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다 보니 수현이도 자기만의 색깔이 생기고 듣기 좋은 노래를 많이 만들었더라고요.

 악동뮤지션의 사춘기는 영원하다 기사의 사진

Q. 오빠 찬혁이 조언해준 것은 없는지

이수현: 저언~혀 없었어요. 도와달라고 몇 번 한 적 있는데 그럴 때마다 ‘그럼 작사 작곡에 이찬혁 넣어줄 거야?’라고 말 해요. 치사해서 안 물어봐요. (찬혁을 향해) 그냥 좀 도와주면 안돼?

이찬혁: 안 돼.

Q. 수현 양은 자작곡을 쓴 후 달라진 점이 있는지

이수현: 이전에는 오빠가 자작곡 쓰는 게 신기하지도 않았고 대단하게 느껴지지도 않았어요. 기타 하나만 들고 몇 시간 있다가 곡을 만드니까요. 그래서 원래 그런 거구나 싶었는데, 막상 제가 곡을 쓰겠다고 피아노 앞에 두 시간 있는데 아무것도 안 나오는 거에요. 그 때 오빠가 특이한 거란 걸 느꼈어요. 오빠는 타고난 것 같아요.

Q. ‘타고난 것 같다’는 말에 대한 찬혁 군의 생각은

이찬혁: 재능에 대해 타고났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사람 성향의 차이이고 음악적 색깔이 10년 전 후에는 안 먹힐 수도 있잖아요. 전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단지 노래 만들고 하는 게 좋아서 하는 건데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Q. 뒤이어 나올 ‘사춘기 하’에 대한 귀띔을 해준다면

이찬혁: 아직 어른이라고 표현하기 뭐하지만, ‘사춘기 상’이 사춘기 또래를 겨냥한 앨범이라면 ‘사춘기 하’는 사춘기를 보낸 사람들이 되돌아보고 추억할 수 있는 앨범이 될 거에요. 기대해주세요. [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소희 기자 lshsh324@

뉴스웨이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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