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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의 힘···‘70년 장수기업’ 거대한 용트림

서경배의 힘···‘70년 장수기업’ 거대한 용트림

등록 2015.04.28 08:27

정혜인

  기자

취임 이후 한결같은 ‘화장품 한 우물 정신’과감한 결단력·긴 안목으로 실적 끌어올려R&D서 성장 승부 걸어 해외서 값진 열매서 회장 “글로벌 시장서 K-뷰티 알리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국내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업이다. K-뷰티를 상징하는 기업으로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회사기도 하다. 지난해 매출은 2013년에 비해 21% 증가한 4조7119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해외매출이 20% 넘는다. 영업이익도 6591억원으로 전년보다 40.3%나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올해 매출도 5조원을 충분히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눈부신 성장세에 주가도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연말 220만원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액면분할을 앞두고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인 지난 21일 388만4000원까지 뛰었다. 20일에는 장중에서 400만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시가총액 순위도 연초 50위에서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화장품’ 단일 품목으로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 놀랍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성장세의 배경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선택과 집중’ 및 ‘장기적인 안목’이 있었다는 평가다. 서 회장은 1997년 태평양 대표에 취임한 이래 약 18년간 ‘화장품’ 한 우물만 파면서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기업으로 바꿔놨다.

서 회장은 태평양 대표로 취임하기 전 1994년부터 경영 전면에 나섰다. 당시 태평양은 주력 사업인 화장품 사업 외에 건설, 증권, 패션, 프로야구단, 프로농구단 등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서 회장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다른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핵심 사업인 화장품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완전히 개편했다.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아리따움 플래그십스토어.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아리따움 플래그십스토어.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이후 제품력을 뒷받침하는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아모레퍼시픽은 1954년 국내 업계 최초의 연구실을 개설했는데 서 회장은 2010년 기술연구원을 제2연구동까지 확장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콩에서 미백·보습 성분인 ‘오-디하이드로시이소플라본’을 발견했고 2009년에는 세계 최초로 피부노화 개선 희귀물질인 ‘진세노이드’를 개발했다.

이 같은 연구개발의 결과로 아모레퍼시픽은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트렌드를 바꿔놓는 제품을 잇달아 내놓을 수 있었다. 레티놀 화장품을 처음으로 상품화 했고 스킨케어 마무리 단계에 바르는 ‘마무리 에센스’라는 개념은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설화수에서 처음 나왔다. 또 최근 로레알 등 글로벌 기업마저 벤치마킹하고 있는 ‘쿠션’ 제품도 아모레퍼시픽이 세계 최초로 내놓은 제품이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쿠션 제품은 여성들의 메이크업 방식을 완전히 바꿔놨다는 평을 듣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13개 브랜드의 쿠션 파운데이션은 지난해에만 2500만개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유통채널을 다각화 한 전략도 아모레퍼시픽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지 않던 시기에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방문판매’ 채널에서 꾸준히 성과를 이어왔으며 2000년대부터는 각 브랜드의 타깃에 맞는 콘셉트의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려가면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특히 2008년 시작한 프랜차이즈숍 ‘아리따움’은 론칭 초기의 우려와 달리 큰 인기를 끌며 2014년말 기준 전국에 1321개의 점포를 두고 있다. 아리따움 자체 PB상품들도 모디 네일, 쿠션틴트 등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아리따움만의 자체 경쟁력까지 갖췄다. 브랜드숍 이니스프리도 매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2012년 616개였던 이니스프리 매장은 2013년 749개, 2014년 903개로 늘어나더니 2015년 현재 948개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상하이 팍슨백화점의 라네즈 매장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상하이 팍슨백화점의 라네즈 매장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국내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에서의 성공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서 회장은 꾸준히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여겨왔다. 성과가 단번에 나온 것은 아니었다. 아모레퍼시픽이 이처럼 중화권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것은 불과 3,4년 전부터의 일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사업을 시작한 건 1992년이지만 진출 15년만인 2007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는 점에서 서 회장의 장기적인 안목과 우직한 성격을 엿볼 수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에서 여전히 국내 비중이 훨씬 높기는 하지만 중국에서의 성공을 포함한 글로벌 실적이 급증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은 2011년 1909억원에서 지난해 4673억원으로 급증했다.

라네즈의 경우 2013년 해외 판매 비중이 국내 판매 비중을 역전했을 정도다. 2012년 각각 53.4%, 46.6%였던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이 2013년에는 48.6%, 51.4%로 글로벌 매출이 브랜드 전체 매출의 절반을 뛰어넘었다. 지난해에는 국내 매출 비중이 45.4%, 해외 매출 비중이 54.6%로 점점 글로벌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현재는 한국, 홍콩, 중국, 싱가폴, 베트남, 대만, 브루나이,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국, 캐나다 등 14개국에서 20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설화수는 2004년 홍콩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싱가포르?홍콩?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대만?베트남 등 전세계 10여 개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중국,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세안 시장은 2014년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약 80%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11년부터 사업을 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주요 도시의 백화점에 52개 매장을 확장하며, 연 평균 145%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서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창립 70주년, 원대한 여정의 시작을 함께 하는 자랑스러운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가 되자”며 “우리는 ‘아시안 뷰티’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원대한 글로벌 브랜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권을 넘어 세계 시장에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원대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아권을 넘어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북미에서도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은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매장 세포라에 입점했으며 설화수와 함께 미국 버그도프굿맨 백화점에도 매장을 차려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라네즈가 미국 대형 마트 ‘타겟’의 프리미엄 스킨케어 존에 입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세 브랜드의 유통망을 확충하면서 미주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시장 공략도 계속 된다.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에 만든 ‘상하이 뷰티사업장’을 생산·연구·물류의 중심으로 삼고 중국 고객에 대한 피부·모발 연구, 중국 출시 제품에 대한 유효성·안전성 연구에 집중하면서 보다 중국 시장에 특화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설화수와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K-뷰티를 대표하는 ‘글로벌 5대 챔피언 브랜드’의 확산을 위한 투자도 지속한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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