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익을 차지하기 위한 볼썽사나운 다툼'이라는 뜻으로 요즘 KT를 바라보면 떠오르는 고사 중 하나다.
김영섭 현 대표와 박윤영 대표 후보는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은 여러 차례 만나 논의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로써 그룹 차원의 인사 전반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회사 '워치독(감시견)' 역할을 해야 할 사외이사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시작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 당시 연임 대상이던 김성철·김용헌·곽우영·이승훈 등 사외이사 4명의 '셀프 재선임' 논란이다.
이들은 상호 추천과 자체 평가 방식을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 이사회 차원에서 만료된 4명 이사 전원을 재추천해 스스로 다시 선임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본인이 연임 대상인 안건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한 셈이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연임 방식이 상법상 충실의무 위반, 형법상 배임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지난해 말에는 부문장급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이사회 사전 심의·의결 대상으로 지정해 권한을 크게 키웠다. 경영진에 대한 감시나 견제 등 본연의 역할에서 나아가 경영에 개입하겠다고 공표한 것이다.
현재 KT 이사회는 10명 중 8명(겸직 금지 위반으로 퇴임한 임원 1명 포함)이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이러한 점에서 이사진이 해당 이사회 규정 개정을 통해 '사외이사 카르텔'을 꾸렸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올해 3월 임기가 끝나는 나머지 4명 이사의 임기도 연장해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쏟아진다.
인물 개개인에 대해서도 잡음이 새어 나온다. 앞서 조승아 사외이사(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겸직 논란으로 사퇴한 것에 이어, 이승훈 사외이사(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는 독일 위성업체 리바다 투자 알선·인사 청탁 의혹을 받고 있다.
회사 안팎으로 사외이사 '총사퇴론'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내홍이 내부의 문제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국내 이동통신업계는 인공지능 대전환기의 기로에 놓여 있다. KT는 경쟁사들이 발 빠르게 치고 나가는 사이 홀로 멈춰 선 모양새다.
이뿐만 아니다. 국가기간통신사업자 KT의 최우선 과제는 '고객 신뢰 회복'이다. 지난해 9월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사고로 잃은 고객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불안감에 경쟁사로 떠나가는 가입자 수는 여전하다.
위약금 면제 조치가 이뤄진 지난해 12월3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약 31만명, 이후 약 3만명이 KT와 통신 서비스를 해지했다. 해킹 사고가 터진 9월부터 합산하면 7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행태는 KT의 현재와 미래, 어느 쪽에도 도움되지 않는다. 정권·수장 교체기마다 반복된 카르텔 논란 역시 이제는 끊어내야 할 때다. 논란을 거듭해 발전을 멈춘 회사에 몸담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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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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