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장인수 사장 영입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과거 ‘소주는 진로, 맥주는 OB’라는 말이 돌 만큼 오비맥주는 두산그룹 계열 동양맥주 시절 부동의 맥주 시장 1위 브랜드였다.
오비의 최전성기 시절의 시장점유율은 70%에 육박해 크라운맥주를 앞세운 조선맥주(현재 하이트진로)를 멀찌기 제쳐뒀다.
그러나 동양맥주는 1990년대 초 발생한 두산전자 구미공장의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 여파와 조선맥주의 ‘하이트’ 브랜드 출시로 인해 내리막을 걸어야 했다. 결국 수십년 넘게 지켜왔던 맥주 시장 1위의 자리는 1996년 조선맥주로 넘어갔다.
오비맥주는 장인수 사장이 영입된 2010년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15년 만인 2011년 결국 맥주 시장의 왕좌를 재탈환해 현재까지 우세를 지키고 있다.
1위 탈환의 비결은 생산과 영업 현장에서의 지속적인 혁신이었다. 한동안 오비맥주 내부에서는 “회사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OB 브랜드로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경영진의 판단은 달랐다.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해야 경쟁사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지론을 폈다. 장인수 사장 역시 이 지론을 편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오비맥주는 2007년부터 강화하기 시작한 주력 브랜드 ‘카스’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시장에서 서서히 잊혀졌던 ‘오비’ 브랜드에 2011년 3월 ‘골든라거’라는 이름을 붙여 오비맥주를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오비 골든라거는 기존의 맥주 생산방식에서 탈피해 호프와 맥아를 차별화하는 생산 혁신에 주력했다. 병뚜껑 역시 특수 소재의 ‘골든 캡’을 개발해 맥주의 신선도를 높였다. ‘100% 오리지널 맥주’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결국 오비 골든라거는 출시 2년도 안 된 시점에서 누적 판매량 3억병 고지를 넘어섰다. ‘잊혀진 브랜드는 부활할 수 없다’던 업계의 통념을 혁신으로 깬 최초의 사례였다.
오비맥주의 또 다른 부활 비결은 영업전략의 혁신이었다. 장 사장은 오비맥주 부임 이후 일선 영업현장의 제품 유통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쳤다.
월말마다 도매상 창고에 술을 쌓아두고 파는 이른바 ‘밀어내기 영업’을 금지한 것이다. 2010년 당시만 해도 ‘밀어내기 영업’은 주류업계의 관행이었다.
장 사장은 “맥주는 쌓아두면 쌓아둘수록 맛이 없다”며 “소비자에게 더 신선하고 맛있는 맥주를 공급해야 오비맥주가 부활할 수 있다”고 영업사원들에게 일렀고, 이는 곧 시장점유율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오비맥주는 카스와 오비 골든라거를 양대 브랜드로 내세우고 ‘신선도 강화’를 영업의 최우선 전략으로 활용해 현재까지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오리지널 맥주를 생산하겠다는 장인정신과 신선도를 강화하겠다는 영업전략이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며 “지금의 호조세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해 맥주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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