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가 신입 취업 뺏었나?···일자리 진입 3년 연속 감소

경제 경제일반

AI가 신입 취업 뺏었나?···일자리 진입 3년 연속 감소

등록 2026.06.04 16:49

김선민

  기자

사진=강민석 기자사진=강민석 기자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면서 '첫 직장 실종'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신입 채용을 줄이고 경력직 선호를 강화하는 가운데, 경기 둔화와 인공지능(AI) 확산까지 겹치면서 사회 초년생들의 취업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일자리 이동 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등록취업자 수는 2천625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천614만5천명) 대비 10만5천명 증가한 수준으로, 증가율은 0.4%를 기록했다.

등록취업자는 4대 사회보험 가입 정보 등 공공기관 행정자료를 기반으로 산출한 지표로, 임금근로자와 비임금근로자를 모두 포함한다.

전체 등록취업자 수는 소폭 늘었지만 고용 이동성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기업체에서 근무를 이어가는 근로자는 증가한 반면, 노동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취업자 수는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이 집중되는 사무·관리·서비스 직군에서 채용 축소가 두드러지면서 취업 준비 기간은 길어지고 첫 취업 연령도 높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채용 전략 변화가 가장 큰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교육 비용이 많이 드는 신입보다 즉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기업 채용 공고에서도 신입 공채보다 수시 경력 채용 비중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여기에 AI 기술 도입도 노동시장 구조를 바꾸고 있다. 과거 신입사원이 담당하던 자료 정리, 보고서 초안 작성,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 일부를 AI가 대체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신입 채용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AI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역량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청년층의 경력 형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경력자를 원하지만, 청년들은 경력을 쌓을 기회 자체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 이른바 '경력을 요구하는 신입 채용'이라는 역설이 노동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취업 지연은 개인 문제를 넘어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청년들의 소득 창출 시기가 늦어질수록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결혼과 출산, 주택 구입 등 생애 주기 전반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내수 부진과 인구 감소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일자리 수 확대보다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첫 일자리'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AI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만큼 기업의 채용 방식 변화에 맞춘 직무 교육과 인턴십, 직업훈련 프로그램 강화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동시장 진입 감소가 3년째 이어지면서 청년 취업 문제는 이제 단순한 경기 사이클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취업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첫 직장을 얻을 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