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인공지능(AI) 투자심리 변화가 맞물리면서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이번 주 최대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해외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0일 6만4천 달러 부근에서 거래되며 뚜렷한 방향성 없이 움직이고 있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주요 알트코인도 대체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새로운 거시경제 변수와 기업 실적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시장 불안을 키운 가장 큰 요인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 상승은 향후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으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험자산인 주식과 암호화폐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AI 산업을 둘러싼 경쟁 심화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AI 기업 문샷 AI(Moonshot AI)는 최근 오픈웨이트(Open-weight) 대규모 언어모델인 키미 K3를 공개했다. 회사는 해당 모델이 주요 코딩 벤치마크에서 미국 선도 AI 모델들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발표 이후 AI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기업의 높은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글로벌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았고, AI 관련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키미 K3의 공개가 시장 조정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이미 높아진 AI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부담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차익실현을 촉발한 계기였다고 분석한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 역시 자체적인 온체인 이슈보다 AI 관련 기술주와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에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주 시장의 관심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집중된다. 알파벳과 테슬라를 시작으로 인텔 등 주요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2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실적 자체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반도체 수요를 뒷받침할 자본지출(CapEx) 계획이 유지되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가 확인될 경우 최근 위축된 AI 및 암호화폐 투자심리가 회복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거시경제 변수와 AI 산업 투자심리의 영향을 동시에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의 향방, 연준의 금리 전망, 그리고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계획이 하반기 위험자산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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