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64엔대까지 올랐던 엔·달러 환율이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달러 환율 하락은 엔화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8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2엔대까지 떨어졌다. 엔화 가치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날 오전 11시24분께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88엔을 기록했다. 전날 오후 5시께 155.5엔 안팎에서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엔화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엔·달러 환율이 152엔대까지 내려온 것은 지난 4~5월과 7월 일본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했을 당시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를 되돌리려는 미·일 양국의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엔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달 초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엔화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여기에 일본은행이 이달 17~18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비롯해 연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엔화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강해졌던 달러 선호가 약해진 점도 엔화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달러 매수세가 둔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엔화에 대한 매수세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일본 기업과 해외시장에서 경쟁하는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기계·전자 등 일부 업종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엔화 강세의 배경으로 꼽히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글로벌 자금 이동을 촉발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소비시장에서는 엔화 강세가 원화 대비로도 이어질 경우 일본 여행과 일본산 제품 구매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원·엔 환율은 원화와 엔화의 상대적인 움직임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엔화의 달러 대비 강세만으로 국내 소비시장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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