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못생김마저 사랑스럽다···이상하게 끌리는 'BYD 돌핀'

산업 자동차 야! 타 볼래

못생김마저 사랑스럽다···이상하게 끌리는 'BYD 돌핀'

등록 2026.04.29 17:38

권지용

  기자

실용성이 빛나는 독특한 디자인과 쾌적한 주행스마트한 도심 주행, 여성 운전자에게도 추천가격 이상의 만족감 제공, 소형 전기차 시장 주목

BYD 돌핀 사진=권지용 기자BYD 돌핀 사진=권지용 기자

이 차를 처음 마주했을 때는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매끈하고 멋진 자동차의 전형과는 거리가 좀 있었거든요. 그런데 참 묘한 일입니다. 며칠간 이 녀석과 도심 곳곳을 누비다 보니 못생김이 어느덧 사랑스러움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첫인상은 서먹했지만 대화가 잘 통해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친구를 만난 기분이랄까요. 오늘의 주인공, 가성비로 소문난 전기차 BYD 돌핀입니다.

겉모습에 대해선 솔직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눈에 반할 만큼 미끈한 미남형은 분명 아닙니다. 좋게 말하면 개성 있고 냉정하게 말하면 어딘가 엉거주춤한 인상이죠. 하지만 묘한 디자인이 도로 위에서 마냥 부끄럽지만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멋을 부리기 위해 공간을 포기하지 않고 투박하더라도 거주성과 공기 역학이라는 본질에 집중한 모습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죠. 날렵한 허리 라인 대신 큼직한 창문을 달아 시야를 확보했고, 화려한 캐릭터 라인 대신 매끈한 면 처리로 공기 저항을 줄여 전비를 챙기는 방식이죠. 세련된 맛은 덜할지 몰라도 합리적인 디자인으로서는 합격입니다.

BYD 돌핀 사진=권지용 기자BYD 돌핀 사진=권지용 기자

실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운전석 좌우 쿼터글래스(쪽창)입니다. 작은 창 하나가 소형차 특유의 답답함을 단번에 날려버리더군요. 사각지대도 꽤 많이 극복할 수 있어 운전 피로도 상당히 감소합니다. 수납공간은 두말하면 잔소리죠. 센터 콘솔 아래 넉넉한 공간은 지갑이나 스마트폰, 심지어 작은 가방까지도 넉넉히 품어줍니다. 디자이너가 고민 꽤나 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하지만 돌핀의 진짜 마법은 도로 위에 올라섰을 때 시작됩니다. 돌핀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전비입니다. 영상 14도의 비교적 온화한 날씨였다고는 하지만, 배터리 잔량 90% 상태에서 약 60km를 달리는 동안 트립 컴퓨터에 찍힌 숫자는 믿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최고 전비가 무려 9.1kWh/100km를 기록했으니까요. 우리가 익숙한 단위로 치면 1kWh로 11km를 달린 계산인데, 60km를 타면서 고작 2750원밖에 쓰지 않은 셈입니다. 서울-경기 왕복 지하철 요금보다 저렴한 수준이죠. 특별히 효율 주행을 의식하지 않고 그저 교통 흐름에 따라 달릴 뿐인데 전비는 8~9km/kWh를 가볍게 웃돕니다.

돌핀은 차체가 작아 물리적인 배터리 용량이 크지 않고(49.9kWh) 이에 따라 환경부 인증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07km로 그다지 인상적인 수치는 아닙니다. 경이로운 효율의 비결은 결국 가벼운 차체에 있습니다. 약 1.5톤에 불과한 공차중량 덕분에 출발부터 가속까지 움직임이 경쾌합니다. 여기에 공기역학을 고려한 매끈한 디자인까지 더해져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죠. 배터리 잔량을 수시로 확인하며 주행해야 했던 소형 전기차 운전자들에게 돌핀의 에너지 효율은 큰 장점으로 작용할 듯합니다.

BYD 돌핀 2열 사진=권지용 기자BYD 돌핀 2열 사진=권지용 기자

스티어링 휠을 잡았을 때 느낌은 깃털 같습니다. 손가락 하나로도 돌아갈 듯 가벼운 조향감은 복잡한 도심 주차장이나 좁은 골목길에서 빛을 발하죠. 여성 운전자들이 꽤 환영할 만한 포인트로 보입니다. 주행 보조(ADAS) 완성도도 훌륭합니다. 중국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돌핀은 차로 중앙을 영리하게 물고 앞차와 간격을 조절하는 솜씨가 제법 능숙합니다. 2000만원대 수입 전기차에서도 이처럼 완성도 높은 레벨2 자율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일입니다.

차 안에서 즐기는 음악 또한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스피커 성능이 기대 이상인데요. 물론 억 소리 나는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처럼 해상력이 아주 날카롭거나 공간감이 광활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가격표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음악을 들으면 모든 단점이 용서됩니다. 아니, 용서를 넘어 이 가격에 이 정도의 소리를 뽑아준다는 사실에 고마움마저 느껴집니다. 사실 돌핀에 대한 최종 감상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이 차를 타는 내내 '가격의 마법'에 취해 있었습니다. 무언가 트집을 잡으려 눈을 부릅뜨고 봐도, 결국 "이 가격인데 이 정도면 훌륭하지"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거든요. 더 흥미로운 사실은 굳이 가격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차 자체 상품성이 이미 수준급이라는 사실입니다.

BYD 돌핀 사진=권지용 기자BYD 돌핀 사진=권지용 기자

물론 옥에도 티는 있는 법입니다. 시승 내내 저를 괴롭혔던 건 소소한 소프트웨어의 고집이었습니다. 돌핀은 음성인식 기능이 꽤나 발달해 있어 말 한마디로 시트 열선을 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똑같이 따뜻해야 할 스티어링 휠 열선은 음성으로 제어가 안 됩니다. 추운 아침, 핸들을 붙잡고 "핸들 열선 켜줘"라고 애타게 외쳐봐도 차는 묵묵부답입니다. 결국 메뉴 깊숙이 들어가 직접 터치를 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인포테인먼트 UI는 조금 더 직관적으로 설계되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마무리하며 개인적인 바람을 하나 덧붙여보자면, 만약 BYD가 이 차에서 화려한 로테이팅 디스플레이나 탁 트인 글래스 루프를 과감히 덜어내고 가격을 더 낮췄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가로세로 돌아가는 화면은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딱 좋고, 글래스 루프가 주는 개방감은 로맨틱합니다. 하지만 돌핀의 본질은 최고의 가성비 전기차에 있습니다. 이런 화려한 장식들 대신 가격표 앞자리 숫자를 한 번 더 꺾었더라면 아마 시장의 반응은 지금보다 훨씬 뜨거웠을지도 모릅니다.

BYD 돌핀 사진=권지용 기자BYD 돌핀 사진=권지용 기자

이 차는 편견이라는 안경을 벗는 순간 비로소 진가가 드러나는 차입니다. 못생긴 줄 알았는데 볼수록 정이 가고, 가벼운 줄 알았는데 실력은 묵직합니다. 전비가 보여주는 효율성은 경제적인 이동 수단을 찾는 이들에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강점이죠. 뭔가 트집을 잡고 싶어도 결국 미소를 짓게 만드는 묘한 자동차. 편견은 잠시 접어두고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돌고래의 등에 올라타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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