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년 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이 던진 특명이다. 삼성전자는 1970년부터 약 40년간 카메라를 생산해 왔다. 비주류 사업 영역이었지만, 이 선대 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분야다. 광학 기술과 전자, 정밀 기계가 결합된 카메라는 당시 글로벌 전자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요소였다.
삼성전자는 카메라 사업에서 성공했을까. 시장은 냉정했다. 이 선대 회장의 특명이 내려진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삼성전자는 사업을 조용히 접었다. 아무래도 100년 역사를 가진 카메라 거물들 사이에서 이제 겨우 40년 역사를 가진 '꼬꼬마' 삼성전자가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했던 것.
한때 필름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였고, 2010년대에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어 업계 1위 소니를 바짝 추격하기도 했지만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숙원도 생전에 이루어지지 못한 채, 카메라 사업 철수는 현재까지 삼성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남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후 스마트폰 신제품에다가 전문가급 기능을 잇달아 도입하며 카메라 성능에 집착해 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접지 못한 사업에 대한 미련이 투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삼성만의 독보적 광학 기술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그 10년의 인고는 이번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 정점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을 스스로 '전문가급 카메라'라 부른다. 2억 화소 광각, 광학 10배 줌, 전문가용 'APV' 코덱 지원, 나이토그래피 기능 등은 스마트폰 업계에서 사실상 처음 시도되는 기능들이다. 이전에는 상상조차 어려웠던 기술들이 이제 갤럭시에 담기면서, 삼성 카메라의 현재 위치를 명확히 보여줬다.
업계는 이를 두고 삼성 카메라 사업의 실질적 부활로 평가한다. 10년 전 실패로 기록됐던 철수가 더 큰 모바일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적 후퇴였음이 증명됐다는 것이다. 이건희 선대 회장의 숙원은 이제 갤럭시를 통해 전 세계 수억 명의 손 안에서 매 순간 실현되고 있다.
다만 안주하기엔 이르다. 하드웨어 사양을 매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음에도 감성과 최적화를 앞세운 숙적 애플과의 우위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0년 전의 패배를 설욕하고 진정한 '카메라 1등'의 숙원을 풀기 위해서는 단순한 스펙 경쟁을 넘어선 시장 장악력이 필요하다. 실패를 자양분 삼아 세계 시장을 제패했던 삼성의 저력이 다음 뷰파인더에는 어떻게 담길지 지켜볼 일이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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