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 중동 수익성·공급망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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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중동 수익성·공급망 '경고등'

등록 2026.03.04 15:48

주현철

  기자

호르무즈 봉쇄·유가급등에 자잿값 압박1월 공사비지수 133.28...역대 최고 수준직·간접 비용 상승에 수익성 저하 우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란이 글로벌 원유·가스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내 건설업계에는 공사비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라는 이중 압박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유가 상승에 따른 직·간접적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건설사들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와 LNG가 아시아·유럽으로 향하는 주요 해상 운송로로, 봉쇄나 통항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망 불안과 고유가로 인해 아스팔트, 시멘트, 철강 등 주요 건설 자재의 생산·운송 원가가 급등할 수밖에 없다.

이미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업계에선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지속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90~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유가가 100달러 수준에서 고착될 경우 단순 에너지 비용을 넘어 각종 건설자재와 물류 전반에 전방위적 원가 인상 압력이 전이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문제는 건설업계의 원가 구조가 이미 한계치에 근접해 있다는 점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 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3.28로 전년 동월 대비 1.72%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놓고 재료·노무·장비 등 직접 공사비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2025년 내내 상승세를 이어온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해상 물류 차질 역시 부담 요인이다. 중동 항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선사들이 위험 할증료를 상향 적용하거나 고위험 해역 운항을 축소할 수 있다. 이 경우 철강과 플랜트 설비, 마감재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납기 지연 가능성이 커지고, 공정 지연 시 현장 금융비용과 간접비가 증가하면서 사업 수익성을 잠식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비용 증가분을 분양가에 온전히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경우 총사업비 증액을 둘러싸고 조합과의 갈등이 재점화될 소지가 크다. 원가율이 추가로 상승하면 일부 사업장은 착공을 늦추거나 공급 일정을 조정하는 등 보수적인 사업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시장 변동성도 변수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이는 수입 자재 가격을 다시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글로벌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겹칠 경우,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조달 금리와 가용성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단기간 급등하는 수준을 넘어 고점에서 상당 기간 머무를 경우, 공사비와 물류비 상승이 누적돼 일부 현장에서 공급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며 "이미 공사비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인 만큼 추가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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