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중동 경유 유럽행 항공 '비상'

유통 여행 美-이란 전쟁

중동 경유 유럽행 항공 '비상'

등록 2026.03.04 15:18

양미정

  기자

항공료·유류할증료 인상···여행업계 타격 불가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체크인카운터 전광판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행 여객기가 결항으로 표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체크인카운터 전광판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행 여객기가 결항으로 표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주요국이 잇달아 영공을 폐쇄하면서 국내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두바이와 도하를 오가던 항공편이 무더기로 취소되고 현지에 체류 중이던 한국인 관광객 수백 명이 귀국하지 못한 채 발이 묶였다. 중동을 경유해 유럽으로 향하던 장거리 일정까지 연쇄 차질을 빚으면서 코로나19 이후 회복 흐름을 이어오던 해외여행 시장이 또다시 급작스러운 국제 정세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4일 항공정보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현재까지 사흘간 중동 노선 항공편 3만2000여편 중 1만3000여편 이상이 취소됐다. 전 세계적으로 100만명에 달하는 승객이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란 등 주요국이 영공을 봉쇄하면서 두바이와 도하 등 동서 항공 교통의 요충지는 사실상 기능을 멈췄다.

이에 따라 주요 항공사들도 잇따라 운항을 중단했다. 대한항공은 인천-두바이 노선을 오는 8일까지 전면 결항했고, 카타르항공·에미레이트항공·에티하드항공도 도하·두바이·아부다비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현지에 발이 묶인 여행객들의 귀국 문제는 여행업계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됐다. 4일 기준 하나투어는 두바이에 약 150명, 모두투어는 카이로 등지에 약 240명의 고객이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유여행객까지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행사들은 현지 호텔 체류 연장과 대체 항공편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금은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며 "항공편이 막힌 만큼 중국이나 동남아 등 인근 국가를 경유해 귀국할 수 있는 방안을 항공사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불 조치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두바이·아부다비·카타르를 경유하거나 방문하는 상품은 8일 출발 고객까지 요청 시 전액 환불하고 있다"며 "이후 일정은 대체 노선 확보 여부에 따라 탄력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랑풍선 관계자 역시 "7일까지 출발 상품은 이미 취소를 마쳤고 9일까지 출발분은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며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수위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여행업계는 이번 사태의 파장이 단순한 '중동 여행 취소'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더 우려하고 있다. 두바이와 도하를 중심으로 한 경유 노선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유럽·미주로 향하는 장거리 일정 전반에 연쇄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동 항공사를 활용한 환승 구조는 직항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효자상품이었지만, 영공 폐쇄와 운항 중단이 이어지면서 일정 재조정과 항공권 재발권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 유가와 환율 상승은 여행업계의 또 다른 부담이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70달러 초반에서 80달러대로 올라섰고, 원·달러 환율도 1480원선을 넘어섰다. 유가 상승은 항공유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반영되는데, 장거리 노선일수록 인상 폭이 커 여행상품 총액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에 확전과 유가 급등이 현실화되면 장거리 수요가 둔화되고 수익성도 악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유럽 상품의 상당수가 중동 항공사를 통한 경유 구조로 짜여 있어, 이번 영공 폐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대체 직항편을 확보하더라도 항공권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 결국 판매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예약은 둔화되는 분위기이고, 기존 예약자들 사이에서도 취소 문의가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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