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법정관리 중견사 수습 나선 HUG···문제는 '비용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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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중견사 수습 나선 HUG···문제는 '비용 부담'

등록 2026.03.04 09:19

박상훈

  기자

중견건설사 삼일건설 회생 신청···위기감 고조강화된 보증 기준에 중소 건설업계 부담 가중주건협 'HUG 인정 감정 보증제도' 개편 요구

최인술 삼일건설 대표가 임대보증금보증 사고가 발생한 충남 아산시 '온천 삼일 파라뷰 시그니처'에서 열린 임차인 설명회에 참석해 임차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상훈 기자최인술 삼일건설 대표가 임대보증금보증 사고가 발생한 충남 아산시 '온천 삼일 파라뷰 시그니처'에서 열린 임차인 설명회에 참석해 임차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상훈 기자

광주·전남 중견건설사 삼일건설이 법정관리(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연대보증을 선 민간건설임대 아파트 임차인의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지자체 등에서 발빠른 대응책 마련에 나서며 임차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사태의 근본 배경으로 '인정 감정평가 제도' 강화로 인한 비용 구조 문제를 지목하고 있다.

HUG는 삼일건설의 회생 절차 신청으로 임대보증금보증 사고가 발생한 충청남도 아산시 '온천 삼일 파라뷰 시그니처'에 '찾아가는 현장 상담소'를 지난 3일 설치하고 임차인 전세 보증금 반환 절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일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11위의 중견사로 '삼일파라뷰' 브랜드를 중심으로 분양·임대사업을 병행해왔다. '온천 삼일 파라뷰 시그니처'는 계열사 파라뷰골든클래스㈜ 사업장이지만 삼일건설이 연대보증에 참여한 곳이다.

건설업계에서는 HUG의 '인정 감정평가 제도' 강화가 재무 부담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HUG는 2023년 이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감정평가금액 적용을 제한하는 한편 담보인정비율(LTV)을 하향 조정했다. 2024년 10월부터는 HUG가 감정평가를 직접 의뢰하는 방식이 모기지보증·공공지원민간임대 등에 적용됐으며, 2025년 6월 이후 임대보증금보증 가입에도 확대됐다.

건설업계는 이 과정에서 감정평가액이 시세 대비 20~30% 낮게 산정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는 입장이다. 법령상 KB시세 등 '시세'가 인정 기준으로 규정돼 있지만, 실제 평가는 담보취득 목적 기준(통상 시세의 약 80%)으로 이뤄지면서 저평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건설임대주택은 최초 임대 시점에 10년 이상 장기임대를 전제로 자금 계획을 수립하는 사업 구조다. 금융 조달과 보증 설계가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사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감정평가금액이 급격히 하락할 경우 보증금 반환 재원이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임대사업자는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임대보증금 반환 부담을 떠안게 된다. 최인술 삼일건설 대표는 "임차인이 1년 거주 후 갱신하면 HUG 보증을 다시 가입해야 하고, 2년 차에 임대료를 5% 인상해 그 재원으로 기금 이자를 선납하는 구조"라며 "부채비율이 120% 이하여야만 HUG 보증을 받을 수 있는데, 1년 후 부채비율이 120% 수준으로 형성된 상황에서는 추가 현금 투입 없이는 HUG 보증을 100% 발급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한 건설사와 지역 사례로 보일 수 있지만 다른 지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며 "이미 여러 현장에서 부담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최 대표는 "기금을 사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자는 계속 부담해야 한다"며 "시행사가 먼저 이자를 납부하고, 이후 임대료 5% 인상분으로 장기간에 걸쳐 회수하는 방식인데, 단일 사업장에서 기대 수익이 수백억원에 이르지 않는 한 재무적으로 맞지 않는 계산"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부담이 누적될 경우 임대사업자의 부도·파산, 임차인 보증금 반환 분쟁뿐 아니라 HUG 대위변제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임대보증금 보증과 관련한 HUG 인정 감정평가의 목적을 현행 담보취득용 기준에서 일반거래용(시세 반영) 기준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일반거래 목적 평가는 올해 6월 말까지 한시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기간 제한 없이 상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보다 근본적인 대안으로는 민간임대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HUG가 감정평가를 직접 의뢰하는 방식을 감정평가사협회를 통한 제3자 추천·의뢰 방식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평가의 객관성과 시장 수용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사기와 무관한 건실한 임대사업자까지 일률적으로 강화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시장 위축과 공급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임대시장 안정과 주택 공급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의 합리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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