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미국서 돌아오라는데, 어디로 가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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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돌아오라는데, 어디로 가면 될까요

등록 2026.02.25 14:21

문혜진

  기자

1분기 시행 기대 속 일정 불확실성 확대증권업계 준비했는데··· 마케팅 제한 발목세제 혜택 체감 낮아 투자자 이동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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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월 서학개미들을 향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을 발표했다.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로 돌아오면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까지 깎아주겠다는 내용이다. 환율을 안정시키고 국내 증시로 자금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당초 시장에서는 올해 2월 국회 통과를 거쳐 3월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다. 1분기 내 복귀 시 100% 공제를 적용하는 구조였던 만큼, 일정 역시 이에 맞춰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현장에서는 일정에 맞추기 위해 서둘러 움직였다. 증권사들은 계좌 출시를 전제로 줄야근까지 감행했고, 사전 신청 이벤트도 진행했다. 그런데 막상 들여다보면 속도가 붙기 어려운 구조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좌 하나 만드는 데도 몇 달이 걸리는데, 두 달 안에 맞추라는 건 애초에 무리였다"고 말했다. 세금이 연계된 구조라 계좌 개설부터 매도, 환전, 재투자까지 거래 전반을 시스템에 반영해야 했다. 특히 인력과 IT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형사일수록 부담이 더 크게 작용했다. 한쪽에서는 "어차피 해야 하니까 준비는 하는데, 실제로 크게 기대하는 사업은 아니다"는 말도 나온다.

한 달여가 지났지만 RIA는 시작조차 못 했다. 법안은 국회에 묶여 있고, '1분기 100% 공제'라는 전제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점을 다시 보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적용 방식도 여전히 또렷하지 않다. 금융투자협회가 사전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하면서 일부 이벤트는 멈췄다. 준비는 했는데, 꺼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더 단순하다. 왜 지금 움직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RIA의 핵심은 세제 혜택인데, 해외주식은 손실 상태에서는 애초에 과세 대상이 아니다. 손실 구간에 있는 투자자에게는 깎아줄 세금 자체가 없다.

이쯤 되면 판단이 멈춘다. 한 투자자는 "손실 난 종목을 지금 정리하고 국내로 옮길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국내로 옮기면 1년 이상 묶이는데, 아직 확신 없는 시장을 보면서 즉각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조건을 하나씩 붙여보면 답은 더 선명해진다. 혜택은 체감되지 않고, 자금은 묶인다. 제도는 지연되고, 기준은 흔들린다.

투자자들이 필요로 하는 건 구체적인 설명이다. 정책은 방향을 제시해야 힘이 생긴다. "돌아오라"는 말은 있었지만 왜 돌아와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비어 있다. 그래서 묻게 된다.

어디로 가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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