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입찰제도 개편···체계화·투명화 취지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입찰 경쟁 첫 사례평가 기준 불확실성···감점·책임소재 '리스크'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전날 방위사업 입찰제도 토론회를 열고 경쟁입찰 제도 개편 방안을 공개했다. 제안요청서(RFP) 작성 단계부터 제안서 평가, 결과 공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체계화·투명화하겠다는 취지다.
개편안의 핵심은 RFP의 역할 명문화다. RFP는 입찰 시 요구 성능과 조건, 평가 기준과 방법을 담는 핵심 문서지만, 그동안 군사기밀 등을 이유로 구체화에 한계가 있었다. 방사청은 평가 기준과 제출 서류, 절차를 보다 명확히 제시하고 양식을 간소화해 입찰 참여 업체의 제안서 작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제안서 평가 방식도 손질한다. 기술 평가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평가 항목과 배점 구조를 조정하고, 외부 평가위원을 확대해 전문성과 신뢰도를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방산 입찰제도 재정비 배경에는 KDDX 사업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DDX는 2030년까지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해군 전력 증강 사업이다. 함정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며, 통상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맡아왔다. 기본설계라는 큰 틀 위에서 세부 조정을 거쳐 초도함을 완성하는 구조인 만큼, 사업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중시돼 왔다.
개념설계는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했다. 관례대로라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역시 HD현대중공업이 맡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과거 군사기밀 관련 사고를 문제 삼으면서 법적 분쟁이 이어졌고, 방사청은 결국 해당 사업자를 경쟁입찰로 다시 선정하기로 했다.
국내 함정 사업에서 기본설계 이후 단계가 경쟁입찰로 전환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전례가 없는 만큼 명확한 평가 기준이 정립돼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도 KDDX 사업의 향방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방사청의 RFP가 공개되고 구체적인 절차가 제시되기 전까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KDDX 사업이 2년 넘게 지연된 만큼, 예정된 일정 자체가 변동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HD현대중공업의 보안사고에 대한 감점 적용 여부 역시 불확실하다. 통상 입찰 사업에서는 업체 간 점수 차이가 소수점 단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감점 적용 여부에 따라 결과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적용받을 수 있는 감점은 1.2점이다.
기본설계를 수행하지 않은 한화오션이 입찰에 참여할 경우 설계 이해도, 향후 설계 변경 리스크, 이에 따른 책임 소재를 평가 기준과 절차에 어떻게 반영할지도 쟁점이다. 함정 사업은 시제품 없이 실전 배치용 함정을 건조하는 구조인 만큼, 설계 단계의 판단이 이후 운용과 실전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방사청은 오는 3월 입찰 공고와 사업설명회를 진행한 뒤, 5월 제안서 접수 및 평가, 6월 협상, 7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한 일정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함정 사업에서 기본설계 이후 상세설계 업체를 입찰로 선정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어떤 기준으로 평가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RFP가 나오기 전까지 준비 방향을 잡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방사청 역시 이번 입찰에서 평가 기준과 절차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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