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식 대리점이라더니"···여행업계 '대리점 신뢰'에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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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대리점이라더니"···여행업계 '대리점 신뢰'에 경고등

등록 2026.02.08 09:00

양미정

  기자

본사 시스템 미등록 시 피해 보상 불가신혼여행·설 연휴 등 고가 상품서 피해 집중결제 구조 일원화 및 실시간 감시 필요성 대두

"공식 대리점이라더니"···여행업계 '대리점 신뢰'에 경고등 기사의 사진

여행사 노랑풍선의 공식 대리점 소속 직원이 고객들의 여행 대금을 가로채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여행 계약 과정에서 '공식 대리점'이라는 명칭만으로는 거래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본사 전산에 예약이 등록되지 않은 이른바 '가짜 계약' 피해자들의 경우 보상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으면서 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노랑풍선 공식 대리점에서 신혼여행과 설 연휴 여행 등 고가 패키지 상품을 문의하는 고객에게 현금 결제 시 할인이나 페이백이 가능하다며 현금 결제를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여행 대금은 본사 계좌가 아닌 개인 계좌로 입금됐고, 이로 인해 약 190명이 수억 원대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계약 외형이 일반적인 공식 대리점 거래와 크게 다르지 않아 피해는 더욱 컸다. 피해자들은 공식 대리점 명의가 기재된 계약서와 일정표를 전달받았고, 일부는 항공권 발권 내역까지 확인한 상태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당수 계약이 본사 전산에 예약으로 등록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본사 차원의 관리·보호 체계 밖에 놓이게 됐다.

노랑풍선 측은 본사 시스템에 예약 내역이 확인된 고객에 대해서는 직판 전환 등을 통해 여행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예약이 확인된 일부 고객은 예정대로 여행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전산에 예약 기록이 없는 계약의 경우 대리점의 독자적인 일탈 행위로 발생한 사안이라며 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동일한 대리점에서 체결된 계약임에도 전산 등록 여부에 따라 피해 구제가 갈리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여행 계약 과정에서 소비자가 대리점과 본사를 구분해 거래 위험을 판단하기 어려운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한다. 공식 대리점 명의의 계약서와 일정표가 제시되더라도, 실제 본사 전산에 예약이 등록됐는지는 소비자가 사전에 확인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 현금 결제나 개인 계좌 입금 요구가 이뤄질 경우 피해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고가 여행 상품의 경우 본사 전산 예약 번호를 직접 확인하고, 카드 결제나 본사 계좌를 통한 결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안전 장치로 거론된다.

대리점 관리·감독 체계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식 대리점 제도가 소비자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결제 구조 일원화와 실시간 예약 연동, 이상 거래에 대한 조기 감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유사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식 대리점도 본사의 일부로 인식된다"며 "신뢰도 제고를 위해 예약과 결제 단계에서 본사 시스템을 통해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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