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구광모의 '미래 육성 철학'···LG, 아이스하키·스켈레톤과 10년 동행

산업 재계

구광모의 '미래 육성 철학'···LG, 아이스하키·스켈레톤과 10년 동행

등록 2025.12.25 10:00

차재서

  기자

2025-2026 IBSF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경기 시상대에 오른 정승기 선수 사진=LG 제공2025-2026 IBSF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경기 시상대에 오른 정승기 선수 사진=LG 제공

LG그룹이 스켈레톤·아이스하키 등 동계스포츠 종목에 대한 후원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강조해 온 미래 육성 중심 기조가 스포츠 영역에서도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LG는 올해 스켈레톤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후원기간이 각각 10년을 맞았다고 밝혔다.

LG는 2015년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후원을 시작으로 2016년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후원에 나섰다. 현재 스켈레톤 국가대표팀과 남·녀·청소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메인스폰서로 활동 중이다. 묵묵히 지원하며 선수들의 노력을 응원하고 있다.

스켈레톤 전력 극대화 조력···올림픽 기대감↑



특히 LG는 스켈레톤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하던 시절, 열악한 훈련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국내외 전지훈련과 장비를 지원했다.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전력을 극대화해 각종 대회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스켈레톤 한 대의 가격은 1500만원에 달하며, 선수들은 1~2년에 한 번씩 썰매 교체가 필요하다. 유니폼 역시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형에 맞춰 만들어져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이와 함께 해외 전지훈련이 불가피한 썰매 종목의 특성 등을 감안했을 때 국가대표팀 운영은 정부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LG와 같은 기업의 후원이 필수적이다.

LG는 지난 12일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정승기 선수가 부상을 이겨내고 월드컵 3차 대회에서 활약하는 장면을 함께 했다.

정승기 선수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2025-2026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42초66을 기록해 3위에 올랐다. 내년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고무적인 성과다.

지난해 10월 시즌 시작을 앞두고 허리 부상으로 하반신 마비까지 왔던 그는 자칫 생명이 중단될 위기를 겪었다. 다행히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고된 재활의 시간을 견딘 정승기 선수는 부상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월드컵 메달을 거머쥘 수 있었다.

정승기 선수는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가족과 팀 동료, 코치님들의 따뜻한 위로와 응원, 그리고 스켈레톤을 후원해 주시는 분들의 관심 덕분에 성공적으로 재활하고 극복할 수 있었다"며 스켈레톤을 향한 지원과 관심에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스켈레톤 국가대표 선수들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의 선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남자 스켈레톤 김지수 선수는 지난 11월 IBSF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스타트 기록 2위를 달성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고, 여자 스켈레톤에서는 홍수정 선수가 IBSF 아시안컵 1차대회 2위에 오르는 등 활약을 펼쳤다.

2026 IIHF 아시아챔피언십에 참가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 모습 사진=LG 제공2026 IIHF 아시아챔피언십에 참가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 모습 사진=LG 제공

'LG 후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도 국제무대서 성과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역시 국제 경기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남자 아시아챔피언십에선 한국 대표팀이 중국과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를 통해 실력을 입증하는 한편, 평균 연령 24세의 젊은 팀으로 탈바꿈함으로써 앞으로의 기대감도 높였다.

김우재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해 선수단 전체 자신감이 높아졌고 이번 대회를 후원한 LG 덕분에 전문적인 준비가 가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이스하키는 우리나라에서 9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실질적인 후원은 빈약했다. 평창 동계올림픽(2018년) 개최가 확정되던 2011년까지만 해도 얇은 선수층과 대중의 관심 부족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은 스폰서 기업의 로고 하나 없는 초라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뛰어야 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 따르면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신는 특수 제작 스케이트는 약 300만원, 보호구는 약 500만원에 이른다. 경기 스틱은 개당 40만~50만원인데, 이 마저도 경기 중에 자주 부러지는 탓에 교체 시기가 잦아 선수 한 명이 착용하는 장비 값만 1000만원 수준이다. 평가전이나 세계 선수권대회 등의 경기가 해외에서 개최되는 경우에는 경비도 추가로 발생한다. 따라서 기업의 후원은 장비 확보, 훈련과 대회 참가 등에 활용된다.

LG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에 앞서 아이스하키 청소년 대표팀 선발 캠프(LG판타지캠프)를 후원하기도 했다. 31명의 대표팀을 뽑는 이 캠프에는 120명 가까운 지원자가 모이며 3대 1을 웃도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코리아 아이스하키 리그' 타이틀 스폰서 유지



LG는 2022년부터 일반 대중에게 아이스하키 스포츠 종목을 널리 알리기 위해 '코리아 아이스하키 리그(코리아리그)'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다.

'코리아리그' 대회 후원은 국가대표팀 선수 후원 역할도 담당한다. 코리아 리그에 참가하는 팀 내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소속돼 있어, 이 선수들이 대회 참여를 통해 자연스럽게 실전 감각을 익히며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LG는 스켈레톤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 가전제품도 전달했다.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는 장비보관실이나 선수 대기실 등에,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생활가전은 라커룸에 설치했다. 전자칠판, TV, 스탠바이미 제품은 전술훈련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 관계자는 "기업의 후원이 의미 있게 활용돼 국제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데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인기 종목으로 발돋움하고,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꿈꾸는 유망주들이 늘어나 선수층이 두터워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