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위기의 K-철강···신년 경영 키워드 셋 '안전·글로벌·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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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철강···신년 경영 키워드 셋 '안전·글로벌·현장'

등록 2025.12.17 06:02

황예인

  기자

새해 코앞···철강사 CEO 신년 메시지 '주목'경영 불확실성 가중, 해외 전략 빨라질 듯안전 문제도 강조···관리 체계 더 강화해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철강업계 CEO들의 내년 경영 메시지를 두고 업계 관심이 쏠린다. 올해 업계를 관통한 핵심 이슈가 '안전'과 '관세'였던 만큼, 내년 경영 방향 역시 이 두 키워드를 중심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 CEO들은 다음 달 초 신년사를 통해 내년도 경영 메시지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각 사는 이달부터 신년 핵심 키워드를 정하고, 이에 맞춘 경영 방향과 실행 전략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년사에는 최근 단행된 인사·조직개편 기조와 맞물린 메시지가 담길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안전 관리 체계 강화 ▲글로벌 관세 장벽에 대응한 해외 전략 고도화 ▲현장 중심의 사업 실행력 강화 등이 주요 키워드로 거론된다.

특히 '안전 경영'은 이번 신년사의 최우선 메시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포스코를 중심으로 중대재해가 잇따르면서, 경영진 차원에서 안전 문제를 다시 전면에 내세울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에서는 끼임 사고와 유해가스 유출 등 4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 2월 당진·포항공장에서 근로자가 작업 중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고, 지난 10월에는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화물차 사고로 노동자가 숨졌다. 사고 피해자 대부분이 하청 근로자였다는 점에서 원·하청 구조와 현장 안전 관리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안전과 함께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도 신년사의 핵심 주제가 될 전망이다. 각 사는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 저탄소 제품 개발, 해외 생산 거점 다변화 등 그간 추진해 온 전략을 재점검하며 보다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철강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까지 인상했고, 이후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등도 관세 인상에 나서며 보호무역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적용되면서 철강업계의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철강업계는 현지 생산과 공급망 재편을 요구받고 있다"며 "과거처럼 수출 중심 구조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 내년에는 대미 투자를 중심으로 한 해외 전략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국제강은 신년사에서 '현장 중심 경영'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회사는 최근 연말 인사에서 기획·재경·수출·인천공장 관리 분야에 신규 임원 4명을 발탁하며 현장 실행력과 사업 효율화 강화를 강조했다.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 역시 지난해와 올해 인천공장 생산 현장을 직접 찾아 근로자들과 소통하며 현장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업계에서는 신년을 맞아 장 부회장의 현장 행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년사 메시지에도 이 같은 경영 철학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년 철강사들은 국내 설비 투자와 해외 투자 간 자원 배분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며 "공급망 재편과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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