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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2만가구 입주 앞두고도 전세 불안

등록 2025.12.12 15:55

박상훈

  기자

서울·경기 등 인기 지역 전세값 강세대출 규제 여파에 입주 전망도 하락입주 물량 급갑 전세난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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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만 1만2000가구 넘는 신축 아파트가 연말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전세 시장의 불안은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다. 공급이 늘었음에도 실거주 의무 강화와 대출 규제 등으로 전세 물건이 시장에 풀리지 않으면서 전셋값에 상방 압력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12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12월 전국에서 입주를 시작하는 아파트는 32개 단지, 총 2만77가구다. 이 중 수도권 물량은 1만2467가구로 전체의 60%를 넘는다. 지역별로는 경기 6448가구, 서울 4229가구, 인천 1790가구 순이다.

서울에서는 송파·강동·성동 등 총 5개 단지가 새 입주를 시작하며 경기에서도 광명·성남 수정구·의정부·부천 오정구 등 8개 단지가 집들이에 나선다. 특히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 광명 '광명자이더샵포레나'(3585가구) 등 대규모 브랜드 단지가 본격 입주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전세 시장은 공급 확대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예전처럼 대단지 입주 시기마다 전세 매물 늘며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나는 '입주장 효과'가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 규제 강화와 실입주 의무 탓에 집주인들이 전세를 놓지 못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입주 전망도 어두워졌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2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75.5로 한 달 새 4.3포인트 떨어졌다. 수도권은 75.6에서 68.9로 급락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 잔금 대출 제한, 전세 활용 잔금납부 차단 조치가 겹치며 전세 매물 감소와 입주 부담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은 일반적으로 대단지 입주시기에 전체 세대의 약 20%가 전세 물건으로 시장에 나오지만 최근 서울, 광명 대단지에서는 이 비율이 2%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든 반면 수요는 꾸준해 가격 상승세는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은 서울 0.15%, 경기 0.12%, 인천 0.11% 상승했다. 서울에서는 서초(0.49%)가 가장 많이 올랐고 강동(0.27%), 동작(0.21%), 송파(0.21%) 등 주요 지역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앞으로의 공급 전망도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2026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21만 가구로 2025년(27만 가구)보다 28% 줄어들 전망이다. 수도권 역시 2026년 입주 물량이 11만 가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평년 수준(15만~20만 가구)을 크게 하회한다.

전문가들은 전세 시장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프롭테크리서치랩장은 "10·15 대책 이후 11월 매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매수로 전환하지 못한 수요가 임대차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매매 시장은 둔화됐지만 전세는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신축 입주 감소와 대출 규제 심화로 기존 매물이 잠기면서 전월세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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