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전통문화 체험 희망 외국인 고객 몰려클럽 객실 등 고급화로 장거리 여행객 유치고환율에 가격 매력도 상승, 신규 수요 견인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호텔 객단가는 코로나19 이후 한때 하락세를 보였으나 2022년을 기점으로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달러 강세와 K-콘텐츠의 세계적 확산이 외국인 방한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체감하는 '가격 매력'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서구권 고객의 경우 동일 브랜드 상품을 현지보다 한국에서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높은 치안·안전성과 결합돼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이른바 '한류 기반 체험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조선 팰리스 컨시어지팀 관계자는 "요즘 외국인 문의의 상당수가 한식 맛집, 북촌·한옥 등 전통문화 공간, 공연 티켓 등 한국 문화와 직결된 내용"이라며 "호텔 내 예술품을 둘러보는 아트 투어 수요, 미쉐린 셰프 레스토랑 예약도 증가세"라고 말했다. 그는 "간혹 '한국 아이돌을 어디서 볼 수 있느냐'는 문의도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특급호텔들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가격 정책도 과감히 개편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다. 호텔은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객실 구성을 전면 재정비하며 기존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시절 30만~45만원대였던 가격대를 45만~60만원대로 높였다. 단순 인테리어 변경이 아닌 객실 등급 상향, 서비스 품질 개선, 라운지 혜택 강화 등을 병행한 결과 가격 상단 자체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파르나스호텔 관계자는 "상위 카테고리 객실 비중을 확대하고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려 프리미엄 체계로 스케일을 조정했다"며 "546개 객실 중 144개를 클럽 객실로 운영해 국내 최대 규모 라운지를 제공하고 있는데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리뉴얼 이후 장거리 개별 여행객, 프리미엄 고객 비중도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프리미엄 전환 흐름은 다른 호텔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경우 외국인 수요 회복이 객단가를 직접 끌어올리고 있다. 안토는 비회원 기준 평균 객단가가 40만원대로 전년 대비 2% 상승했고 더 플라자는 같은 기간 12%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고객 구성 변화도 두드러진다. 안토는 9~12월 외국인 고객이 전년 대비 45.7% 늘었고 더 플라자는 2025년 11월 기준 외국인 비중이 85%에 달하며 코로나 이전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토는 'K-트레킹' 인기에 따라 해외 여행사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더 플라자는 기존 비즈니스 중심에서 외국인 프리미엄 고객 비중이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서울 호텔 시장이 기존 '가격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이 단순 관광을 넘어 음식·전통문화·예술·하이엔드 다이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를 확대하면서 객실 외 매출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며 "이러한 소비 패턴이 가격 저항을 낮추고 프리미엄 객단가를 유지시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환율·중일 갈등 등 외부 변수로 해외 대체 여행지가 줄어든 데다 리뉴얼과 서비스 업그레이드가 잇따르면서 서울 호텔 객단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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