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내부 출신 수장' 바람 부는 국책은행···기업은행 차기 행장 놓고 '설왕설래'

금융 금융일반

'내부 출신 수장' 바람 부는 국책은행···기업은행 차기 행장 놓고 '설왕설래'

등록 2025.11.14 14:14

문성주

  기자

산은·수은 연이은 내부 출신 수장 발탁···'연속성' 방점김성태 행장 연임 가능성↓···차기 후보 김형일 등 거론외부 인사 쇄신론도···노조 "보은 인사 시 저항 직면"

[DB IBK기업은행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DB IBK기업은행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수장에 내부 출신 인사가 오르면서 IBK기업은행 차기 행장 인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내부 출신 행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외부 인사를 통해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성태 현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 초 종료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3대 국책은행(산업·수출입·기업은행) 가운데 기업은행을 제외한 두 곳에서 최근 내부 출신 인사가 수장 자리에 올랐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5일 황기연 전 상임이사를 신임 행장으로 임명했다. 황 행장은 1990년 수은에 입행해 서비스산업금융부장, 인사부장, 기획부장과 남북협력본부장 등을 거쳤다. 수은은 전임 윤희성 행장에 이어 두 번 연속 내부 인사가 수장으로 발탁됐다.

산업은행은 지난 9월 박상진 전 준법감시인이 회장에 올랐다. 박 회장 역시 1990년 산은에 입행해 기아그룹·대우중공업·대우자동차 TF팀, 법무실장, 준법감시인 등 주요 보직을 거친 내부 인사다. 박 회장은 산업은행 직원으로는 처음 수장에 오른 내부 출신 인사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책은행 인선 기조가 정책금융기관 내 전문성 강화 및 조직 안정화를 위한 '연속성'에 있다고 보고 있다. 두 국책은행에서 '내부 출신 수장' 바람이 분 만큼 김성태 기업은행장 후임 인사도 내부 출신에서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 2일 만료될 예정이다.

현재 기업은행 차기 행장 유력 후보로는 김형일 전무이사가 꼽힌다. 김 전무는 김 행장과 마찬가지로 전무이사를 지냈고 경영전략 전문가로 김 행장을 보좌해왔다. 조직 내에서도 전략통으로 불리며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석중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또한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시 이사장 역시 IBK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내부 출신으로,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외에도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자본시장 전문가로 불리는 만큼,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부합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기업은행 내부 쇄신을 위한 외부 인사 발탁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초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가 적발돼 내부통제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이에 외부 출신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다. 외부 인사 중에서는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내부 출신 수장' 바람 부는 국책은행···기업은행 차기 행장 놓고 '설왕설래' 기사의 사진

기업은행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최근에는 내부 승진이 주를 이뤘다. 23대 조준희, 24대 권선주, 25대 김도진 전 행장에 이어 현 27대 김성태 행장까지 모두 내부 출신이다. 다만 전체로 봤을 땐 역대 행장 25명 가운데 5명만이 내부 출신이다.

최근 국책은행에 내부 출신 인사 바람이 부는 만큼 외부 인사를 발탁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외부 낙하산 인사로 인해 늘 잡음이 일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은행 노조 역시 최근 차기 행장 임명을 앞두고 '보은 인사'를 강력히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달 말 입장문을 내고 "기업은행 노동자는 철학과 역량을 갖춘 새 은행장을 원한다"며 "만약 현 집권 세력이 윤석열 정권에서 만연했던 함량 미달 측근 임명, 보은 인사를 답습한다면, 금융산업 전체 노동자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김 행장의 재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행장은 지난해 2조673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취임 직후인 2023년에는 2조67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김 행장을 포함해 25명에 이르는 역대 기업은행장 가운데 임기를 연장한 사례는 2차례에 불과하다. 결정적으로 김 행장 본인이 연임에 대한 뜻이 없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혁신금융 등 정책금융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기관"이라며 "산은, 수은 등 타 국책은행처럼 연속성을 위해 내부 출신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