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부진 딛고 ESS 신규 수요 확대3분기 실적 하락에도 4분기 회복 기대감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날 오후 3시 17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4.94%(5250원) 오른 4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AI용 회로박 수요 기대감으로 이날 주가는 4만34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은 1437억원, 영업손실 343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컨센서스) 수준의 적자를 유지했다. 유럽과 북미 전기차 업체들의 재고조정, 미국 보조금 폐지와 관세 부담 등으로 전지박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37% 급감한 4500톤을 기록한 영향이다. 가동률도 말레이시아 50%, 익산 20% 중반까지 낮아지며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
다만 4분기에는 매출이 1800억원대까지 회복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전기차(EV) 중심이었던 동박 사업은 이제 AI용 회로박과 ESS용 전지박으로 빠르게 범위를 넓히고 있다. AI 반도체 서버에 들어가는 회로박은 기존 전지박보다 가공비가 3배 이상 높아 회사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도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AI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용 회로박이 전 세계적으로 부족해 해외 빅테크 기업들과 국내 회로기판(PCB) 소재 업체들이 잇따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공급을 요청하는 상황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익산 공장의 전지박 라인을 2028년까지 전량 AI 회로박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회로박 생산능력(CAPA)은 올해 3300톤에서 내년 5500톤으로 2026년 말까지 1.7배 확대될 예정이다. 올해 회로박 매출 비중은 9% 수준에서 내년 17%, 2027년 2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ESS 부문에서도 성장 신호가 뚜렷하다. 북미시장 중심의 프로젝트가 10월부터 본격 가동되며 향후 리튬인산철(LFP)계 양극재 승인 이후 내년부터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회사는 후박과 극박 모두 생산 가능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전력용·비상전원(UPS)용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2026년 하반기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좋아지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보고 있다. 전동차 매출 비중은 줄어드는 대신 AI와 ESS 매출이 늘어나면서 내년에는 약 430억원 이익으로 전환되고 흑자 전환 시점은 하반기로 예상했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주가 모멘텀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AI 서버 및 ESS향 매출의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할인율 해소와 함께 중기 리레이팅을 예상했다. 특히 현재 주가는 실적 바닥 구간에 위치해 있다는 평가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도 AI 데이터센터향 회로박(가속기, 스위치, 라우터용 HVLP1~3) 수요 증가의 수혜를 누리고 있었다"며 "최근 국내 경쟁사의 회로박 사업부 중국향 매각과 함께 탈중국 공급망에 대한 수혜를 집중적으로 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전지박과 회로박은 생산라인 혼용이 불가능해 경쟁사들은 라인 전환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함에 따라 수혜가 집중될 수 있다"며 "글로벌 동박 기업 중에서도 미국 본토로의 직접 진출을 실현 가능한 재무구조와 고객기반을 모두 갖춘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이 부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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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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