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 월요일

서울 8℃

인천 9℃

백령 10℃

춘천 7℃

강릉 6℃

청주 9℃

수원 8℃

안동 6℃

울릉도 12℃

독도 12℃

대전 8℃

전주 10℃

광주 9℃

목포 12℃

여수 11℃

대구 10℃

울산 10℃

창원 11℃

부산 10℃

제주 13℃

산업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3주년'도 차분히···다음달 인사 태풍 몰아치나

산업 재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3주년'도 차분히···다음달 인사 태풍 몰아치나

등록 2025.10.27 16:48

수정 2025.10.27 16:49

차재서

  기자

공유

별도 메시지·행사 없이 '조용한 행보' 지속 'APEC 정상회의' 등 바쁜 일정 고려한 듯 다음달 인사 촉각···컨트롤타워 재건 여부도 주목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3주년'에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라는 국가적 대형 이벤트를 앞둔 데다, 자신도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터라 재계 수장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는 그룹이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첫 해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뉴 삼성'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점쳐져 시선이 모이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3주년을 맞은 이날 별도의 메시지나 행사 없이 조용한 취임일을 맞았다. 대신 이번주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CEO 서밋을 앞두고 글로벌 주요 인사와의 비즈니스 미팅을 준비하는 등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낼 것으로 점쳐진다.

이 회장은 2022년 취임 당시에도 특별한 행사를 갖지 않았다. 대외에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가시적 성과로 리더십을 입증하는 게 먼저라는 지론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엔 이 같은 철학에 더해 곧 막을 올리는 APEC 정상회의도 이 회장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이목이 이번 행사에 집중돼 있으니 그룹 차원의 역량을 이쪽에 쏟으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 회장 역시 APEC 기간 중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29일 'APEC CEO 서밋' 개막식을 시작으로 주요국 정상·기업인과 교류해야 해서다. 31일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회동도 앞두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HBM3E 12단 제품에 대해 합격점을 받고 출하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자리에서 양측이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다만 재계에선 이 회장의 '정중동 행보'가 길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사법 족쇄가 풀린 뒤 맞이하는 새로운 한 해인 만큼 이른바 '뉴 삼성'을 가속화하고자 조직·인사 등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 회장은 지난 7월 '회계부정·부당합병 의혹'에 대해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확정받으며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바 있다. 이와 맞물려 그룹 재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일각에선 다음달 임원 인사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란 시선도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초 사장단과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데, 올해는 그보다 앞선 시점에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2년 사이 11월 말에 인사가 이뤄졌고, 주요 기업이 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인사를 앞당기는 분위기여서다. 무엇보다 사법리스크 해소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개편 규모가 예년을 상회할 공산이 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컨트롤타워 재건 여부도 주목받는 대목 중 하나다. 그간 시장에선 삼성이 컨트롤타워를 재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방대한 영역의 사업과 인수합병(M&A) 등 중심을 잡을 조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이 지난해 삼성글로벌리서치에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경영진단실을 꾸리자 이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이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도 실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로 꼽힌다. 그룹 안팎에선 일련의 사안이 정리됐으니 복귀의 명분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임원에 올랐으나, 2019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자 임기 연장 없이 자리를 내려놨다. 회장 취임 이후에도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4대 그룹 중 총수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은 삼성이 유일하다.

이에 대해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컨트롤타워 재건이 필수적이며 이 회장도 등기임원 복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일관된 뜻을 내비쳐왔다.

삼성전자를 향한 시장의 시선은 긍정적이다. 반도체를 필두로 핵심 사업이 고른 성과를 내며 3분기 영업이익을 12조원대로 다시 끌어올리자 곳곳에서 기대감이 감지되고 있다. 이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은 날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10만원(27일 종가 10만2000원)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선 이 회사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90조원까지 높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3주년을 맞은 이재용 회장의 차분한 행보는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일 수 있다"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진 만큼 추후 인사나 조직 개편 등을 통해 '뉴 삼성'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