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2조 대어 '압구정4구역', 현대·삼성·DL 3파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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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대어 '압구정4구역', 현대·삼성·DL 3파전 예고

등록 2025.10.24 16:54

수정 2025.10.27 10:49

김성배

  기자

현대건설, 핵심 2~4구역 싹쓸이 전략삼성, 2구역 아쉬움 딛고 래미안 타운DL이앤씨, 1년만에 강남구 수주 도전

사진은 1976년에 지어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현대아파트. 사진=이수길 기자사진은 1976년에 지어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현대아파트. 사진=이수길 기자

강남 재건축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압구정4구역 시공권을 놓고 현대건설·삼성물산·DL이앤씨가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압구정2구역을 품은 현대건설은 압구정2~4구역 싹쓸이 수주를 목표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반면 삼성물산은 압구정2구역의 아쉬움을 딛고 래미안 타운에 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강남구 수주가 전무한 DL이앤씨은 압구정 4구역에 공을 들이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주택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 재건축 조합은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내년 초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압구정4구역에 대한 '정비구역·정비계획 결정(변경),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 특별계획구역4 세부개발계획 결정 및 지형도면'을 고시한 바 있다. 이는 재건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행정 절차로 조합은 시공사 선정 준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압구정4구역은 현대8차와 한양3·4·6차 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지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69층, 9개 동, 1722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은 압구정2구역 다음으로 사업 속도가 빠른 사업지로 주목받고 있다. 예상 공사비만 2조원에 달한다.

사업 속도가 빠르고 일반분양 리스크가 작은 만큼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이 높다. 압구정 4구역가 압구정 첫 경쟁입찰 사업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건설·삼성물산·DL이앤씨 3파전으로 압축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현대건설이 2·3구역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4구역에도 도전장을 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압구정 지구 핵심인 압구정 2·3·4구역 시공권을 모두 확보해 '압구정 현대'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압구정지구 1~6구역 중 '현대아파트'가 포함된 2·3·4구역은 브랜드 상징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1431명 중 1286명의 찬성표를 받으며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올해 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삼성물산의 참여도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9월까지 7조5280억 원의 도시정비 수주고를 올렸다. 5월에는 '압구정 S.Lounge'를 개관하는 등 브랜드 홍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압구정 2구역의 아쉬움을 딛고 현대건설과의 일전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를 내세워 고급 주거 이미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2024년 8월 31일 도곡개포한신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강남구에서 단 한 건의 재개발·재건축 시공권도 따내지 못했다. 이번 압구정4구역 수주를 통해 강남과 한강벨트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외에도 GS건설도 입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건설·삼성물산·DL이앤씨보다는 아직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3파전 구도를 보면서 입찰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주전은 후속 구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압구정3구역은 정비계획 변경안 고시와 대지 지분 정리가 남아 있고, 압구정5구역은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한 단계다. 업계에서는 압구정4구역에서 제시된 조건이 이후 구역들의 비교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주택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4구역에서 나온 금융 지원이나 설계안 등이 그대로 압구정3·5구역 조합원들의 기대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결과에 따라 후속 구역의 경쟁 구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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