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표적 고가·노후 대단지삼성물산과 2파전→독주 체제 전환최고 65층, 2571가구로 탈바꿈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날 열린 압구정2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총회에서 참석 조합원 1431명 중 1286명의 찬성을 얻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찬성률은 약 90%에 달한다. 전날 서울중앙지법이 일부 조합원이 제기한 '시공사 선정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이날 총회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압구정2구역은 1982년 준공된 신현대아파트(9·11·12차) 1924가구를 최고 65층, 2571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3.3㎡(평)당 1150만원, 전체 2조7488억원 규모다. 특히 압구정지구 6개 특별계획구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번 수주는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당초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2파전이 예상됐으나, 삼성물산이 '대안설계 및 금융조건 제한' 등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에 나섰다. 이후 두 차례 유찰 과정을 거쳐 도시정비법상 수의계약이 가능해졌고, 현대건설은 사실상 독주 지위를 굳혔다.
현대건설은 단독 입찰에도 조합원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조합원 분담금 최대 4년 유예 ▲한강변 입지를 반영한 '100% 한강 조망' 청사진 ▲호텔급 커뮤니티 시설 ▲로봇 친화형 단지 등 차별화된 혜택을 제안했다. 특히 'OWN THE 100(오운 더 100)'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50년 전 신현대를 지었던 건설사가 다시 재건축을 책임진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2구역 수주를 발판으로 압구정3·4구역 시공권 확보까지 노리고 있다. 압구정지구 6개 구역 가운데 현대아파트가 포함된 곳은 2·3·4구역으로, '압구정 현대'의 브랜드 정통성을 잇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대표 부촌의 얼굴로 불리는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을 현대건설이 확보한 만큼, 향후 일대 재건축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파급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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