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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악재 속 기회 찾는 은행권···IB 호황에 예대마진까지 '두 날개'

금융 은행

악재 속 기회 찾는 은행권···IB 호황에 예대마진까지 '두 날개'

등록 2025.10.16 13:05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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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정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가계대출 규제 한층 강화

은행권, 예대마진과 IB수익 투트랙 전략 강화

숫자 읽기

가계대출 증가액 6월 이후 급감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1조1000억원 증가, 전월 대비 4분의 1 수준

5대 은행 예대금리차 1년 새 3배 이상 확대, 8월 기준 1.48%p

은행권의 대응

대출 경쟁 완화로 가산금리 상승

예대마진 방어로 이자이익 안정

기업금융·IB 부문 비이자수익 확대 본격화

자세히 읽기

KB국민, 인수금융·리파이낸싱 선두

신한, 인프라·공공 민자사업 강세

우리, 대형 PF·인수금융 공격적 확대

하나, 리파이낸싱 시장에서 존재감 강화

펼쳐 읽기

은행 수익구조, 이자 중심에서 생산적 금융 중심으로 이동

가계대출 모델 한계에 대응해 IB·기업금융에 집중

시장 변화 대응력과 IB 역량이 은행 경쟁력 좌우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주담대 한도·DSR 규제 강화예대금리차 1년 만에 3배↑···가산금리 인상에 수익성 방어인수금융·리파이낸싱 치열···IB가 실적 견인차로 급부상

악재 속 기회 찾는 은행권···IB 호황에 예대마진까지 '두 날개' 기사의 사진

정부가 추가로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됐다. 향후 대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지만 은행들은 오히려 예대마진을 안정적으로 지켜내는 모습이다. 특히 인수금융과 리파이낸싱을 중심으로 한 대형 IB딜이 잇따르면서 '이자이익+IB수익'의 투트랙 방어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새 정부 출범 4개월여 만에 나온 세 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대출한도를 대폭 축소하고 스트레스 DSR 금리 하한을 3%로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에도 DSR을 적용하고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시기를 내년 1월로 앞당겨 대출 수요를 선제적으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은행권의 대출 성장세는 한층 둔화될 전망이다. 이미 6월 이후 대출총량 규제로 신규 취급이 급감한 가운데 이번 추가 규제로 연말까지 가계대출이 사실상 제로 성장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6·27 대책 이후 주택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1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월(4조7000억원)과 전년 동월(5조4000억원)과 대비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 특히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원으로, 전월(4조1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규제의 역설···예대마진 방어로 수익성 지탱


하지만 대출 규제 강화는 은행 수익성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규 대출 경쟁이 줄면서 가산금리가 상승했고, 예금금리 하락세가 겹치며 예대마진이 안정화돼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 서민금융상품 제외)는 지난해 7월 0.434%p로 바닥을 찍은 뒤 꾸준히 확대됐다. 같은 해 10월 1.036%p, 올해 1월 1.376%p, 8월 1.48%p로 늘어나 1년 새 3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는 2.52%로 전월보다 0.03%p 상승하며 1년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다. 본격적인 금리인하기에 진입해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고 있지만 주담대 금리는 이달부터 다시 오르게 된다는 얘기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올해 들어 50bp 떨어졌으나 가산금리 조정이 마진 방어의 핵심으로 작용했다"며 "이는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가 2년 넘게 이어진 결과로, 은행들은 가격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예금 경쟁 완화와 대출 포트폴리오 재편 효과가 맞물리면서 수익성은 예상보다 안정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예대마진 방어로 이자이익이 뒷받침된 가운데 은행권은 비이자수익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출 규제로 가계 부문이 막혔지만 기업금융과 IB(투자은행) 부문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특히 인수금융과 리파이낸싱 중심의 대형 거래가 다시 늘면서 은행들의 IB딜 수익이 실적을 이끄는 핵심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3분기 들어 은행권의 IB 부문은 사실상 호황기에 들어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터 대기업 인수금융, 리파이낸싱까지 조 단위의 대형 딜이 잇따르면서 비이자수익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제한된 여신 환경 속에서 은행의 자금 운용 다변화 전략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수익 구조 전환 가속···'이자 장사'서 '생산적 금융'으로


KB국민은행은 올해 인수금융과 리파이낸싱 부문에서 은행권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무려 2조8600억원 규모(6건)에 달하는 주요 딜을 주관하며 대형 기업금융 거래를 주도했다. ▲SK쉴더스 리파이낸싱 ▲쌍용씨앤이 리파이낸싱 ▲SK스페셜티 인수금융 등이 대표적이다. 3분기에도 잡코리아 리파이낸싱, 삼화 인수금융 등 3650억원 규모의 딜을 성사시켰다.

신한은행은 인프라금융과 공공 민자사업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9월 GTX-B 노선 민자사업(총 3조870억원 규모)의 대표 주선기관으로 금융약정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2019년 GTX-A를 시작으로 부산항 신항, 인천김포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하며 6년간 약 8조원 규모의 인프라 금융 실적을 쌓았다.

우리은행도 PF와 인수금융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9월 단독으로 주선한 판교 테크원타워 인수금융(약 1조2800억원)은 국내 오피스 인수금융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서울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의 이주비 및 사업비 대출을 주선하면서 KB증권과 함께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금융주관을 맡았다. 이 밖에도 대기업 대상 리파이낸싱 거래가 늘어나면서 3분기 우리은행의 IB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1조8715억원 규모(7건)의 IB딜을 주관하며 대형 리파이낸싱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특히 3분기에 주관한 4680억원 규모의 SK해운 건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한 리파이낸싱을 통해 금리·시장 리스크를 최소화한 거래 사례로 꼽힌다.

은행권의 IB 확대는 단기 실적 방어를 넘어 수익 구조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속에 가계대출 성장 모델이 한계에 이르자 은행들이 자금을 기업으로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산업의 무게 중심이 '이자 장사'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옮겨가는 과정에 들어선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막히자 은행들은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이자이익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 된 만큼 앞으로는 시장을 읽는 능력과 IB 사업이 은행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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