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가계대출 증가폭 1조1000억으로 급감···6·27대책 영향 본격화

주담대 3.6조 증가·기타대출 2.4조↓···신용대출 감소폭 확대

은행권 2조원 늘고 제2금융권 0.9조 감소···전업권 둔화세

금융위 "가계대출 증가세 안정화···불법·편법 점검 강화"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9월 가계대출이 한 달 새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6·27 대책 이후 주택거래량이 줄고 신용대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둔화된 모습이다. 대출 증가세가 상당 수준 안정화된 가운데 금융당국은 대출 수요 현장점검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월(4조7000억원)과 전년 동월(5조4000억원) 모두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은 3조6000억원 늘어 전월(5조1000억원)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은행권은 2조5000억원, 제2금융권은 1조1000억원 늘었으나 모두 전월 대비 증가폭이 줄었다. 기타대출은 2조4000억원 감소해 전월(4000억원 감소)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특히 신용대출이 1조6000억원 줄며 감소세를 키웠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2조원 늘어 전월(4조100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폭은 2조7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축소됐고, 정책성 대출(디딤돌·버팀목)은 1조1000억원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기타대출은 3000억원 증가에서 500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제2금융권은 9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보험사는 5000억원에서 2000억원 감소로 축소됐지만, 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캐피탈)는 2000억원 감소에서 1조1000억원 감소로 확대됐다. 상호금융권은 9000억원 늘었지만 증가폭은 줄었고, 저축은행은 5000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금융위는 이번 감소세가 6·27 대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월 4만6000건으로 7월(5만건)보다 줄었고, 수도권 거래량도 2만2000건으로 전달(2만6000건)보다 감소했다. 주택매매계약과 대출실행 간 통상 2~3개월 시차를 감안할 때 9월부터 6·27대책의 영향이 본격화됐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또한 휴가철 자금 수요 감소와 분기 매상각 등으로 신용대출이 1조6000억원 줄며 기타대출 감소폭을 키운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 관계자는 "6·27대책 효과에 따른 주담대 증가폭 축소와 기타대출 감소로 9월 가계대출 증가세는 상당 수준 안정화되고 있다"면서도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시장 과열 양상이 나타나며 거래가 다시 늘고 있어 향후 대출 증가세가 재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최근 시행한 대출수요 관리 방안에 대한 현장점검 등을 통해 대출 현황, 일선 창구 동향 등을 집중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또한 불법·편법 거래에 대한 조사 등을 면밀히 실시해 이번 조치를 시장에 조기 안착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