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02일 목요일

서울

인천

백령

춘천

강릉

청주

수원

안동

울릉도

독도

대전

전주

광주

목포

여수

대구

울산

창원

부산

제주

산업 "그래도 사모펀드보다 두산"···인수전 새 국면에 SK실트론 '안도'

산업 전기·전자

"그래도 사모펀드보다 두산"···인수전 새 국면에 SK실트론 '안도'

등록 2025.10.02 14:23

차재서

  기자

공유

두산의 '인수전 등판'에 내부선 기대감 '솔솔' "직원 동요 최소화하고 시스템도 유지" 관측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두산그룹의 등판으로 인수전이 새 국면을 맞자 SK실트론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사업 육성의 청사진을 지닌 기업이 인수 의향을 내비친 만큼 거래 성사 시 임직원 동요를 최소화하고 업무 시스템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은 이날 SK실트론 인수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이는 6개월 전과 다른 반응이다. 인수설이 처음으로 고개를 든 지난 4월에만 해도 두산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소문을 선제적으로 차단한 바 있다.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외부에선 두산의 SK실트론 인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SK와 두산은 연내 계약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SK실트론 지분 중 SK㈜가 보유한 70.6%가 인수 대상인데, 1조원 중반과 2조원 사이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기업가치는 5조원에 육박하지만, 회사 차입금 3조원을 반영해 이 같이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두산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SK실트론 사내 여론은 '걱정'에서 '안도'로 바뀌고 있다. 전력·에너지, 로봇, 배터리 소재 등 새로운 영역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두산의 경영 기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SK실트론은 지난 몇 달간 불안감에 시달려왔다. 매각이 지연되는 와중에 사모펀드로의 인수 시나리오가 부각되면서다. 실제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할 경우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조직을 쪼개거나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는 사례가 많다. 이에 임직원들은 "사모펀드로 넘어가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투자가 지연되는 등 회사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두산의 등장과 함께 이러한 우려가 차츰 수그러드는 상황이다.

재계에선 두산이 SK실트론을 자회사로 편입하면 반도체 사업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평가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웨이퍼 제조기업이다. 반도체 기판 역할을 하는 200mm, 300mm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데, 300mm(12인치) 사이즈 웨이퍼 영역에선 '글로벌 3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 인텔, 마이크론, TSMC 등 핵심 기업과 거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두산 역시 관련 영역에 신경을 쏟고 있다. 2022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 테스나를 인수한 이래 ㈜두산 전자BG사업부와 축을 이뤄 반도체 사업 역량을 강화해왔다. 전자BG는 반도체 기판용 동박적층판(CCL)을 만들고, 테스나는 비메모리용 반도체 테스트를 담당하고 있다. 무엇보다 테스나의 매출이 대부분 웨이퍼 테스트에 집중돼 있어 SK실트론과 시너지를 낼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SK 측은 두산의 SK실트론 인수설에 대해 말을 아꼈다. 거래가 끝나지 않은 만큼 막판까지 신중을 기하려는 의중으로 읽힌다.

SK 관계자는 "SK실트론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