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너지·소프트웨어 업종 수익률 주도휴장 리스크에 단기 변동성 불가피증권가 "반도체·방산·여행 등 기회 커질 것"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0% 오른 3549.21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3565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지만, 연휴를 앞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차익 실현 움직임과 관망 분위기가 교차하고 있다.
과거에는 연휴를 앞두고 지수가 주춤하는 경우가 잦았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추석 전 일주일 동안 코스피는 평균 0.43%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장기간 휴장을 앞두고 매수를 줄이거나 순매도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반면 연휴 이후 일주일은 평균 0.51% 상승하며 되레 반등세를 보였다.
다만 추석은 설보다 직후에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시기상 글로벌 이벤트가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로 관련 악재가 겹친 해에는 그 영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3년 미국 예산안 불확실성 등으로 당시 추석 직후 첫 거래일 코스피는 각각 6.1%, 3.5%, 2.4% 급락했다.
증권가는 올해 상황을 과거와는 다른 흐름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 외국인 매수세 지속, 글로벌 유동성 확대 등 펀더멘털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에도 외국인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를 꾸준히 매집했다"며 "삼성전자는 지수 내 시가총액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해당 종목에 안정적인 자금 유입이 이어진다면 코스피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거래대금 역시 평년과 달리 연휴를 앞둔 상황에도 10조 원 가까이 유지됐다"며 "과거 추석 연휴를 앞두고 거래대금이 8~9조 원대에서 위축되던 흐름과 비교하면 수급 공백 우려가 크지 않다"고 짚었다.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더라도 연휴 이후 급락 위험이 낮다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거래일이 재개되는 10일, 주목할 업종으로는 반도체가 첫손에 꼽힌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종의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과거 흐름을 살펴봤을 때 시가총액이 큰 업종에서 수익률 제고가 나타났다"며 "추석 연휴 전후 일주일 동안 디스플레이·에너지·반도체·소프트웨어 업종은 상승 폭을 확대했지만, 소매·기계·철강 등은 하락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미국과 한국이 동시에 금리를 인하한 시기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연구원은 "업종 측면에서는 반도체, 기계, 증권 등 기존 주도주의 비중을 중립 이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도체는 메모리 업사이클 진입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으며, 기계 업종은 방산·전력기기를 중심으로 실적과 수급 모멘텀이 양호하고, 증권 업종 역시 주주환원 확대와 거래대금 증가의 수혜를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인바운드(화장품, 유통, 호텔·레저 등) 업종 역시 추석과 중국 국경절 특수, 단체관광 재개 기대감에 수혜가 예상된다. 박기훈 연구원은 "중국인 단체관광 무비자 허용 조치로 연휴 효과가 더해져 여행·레저 업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연구원도 "APEC 정상회의 이후 한한령 해제 기대감과 K-콘텐츠 활성화 모멘텀을 고려하면 인바운드 업종에 트레이딩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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