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에도 쉬지 않는 서학개미··· 美 증시 베팅 더 늘린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에도 순매수 폭증

코스피 최고치에도 차익실현 매도 움직임

글로벌 경제지표·실적 발표 변수 주목

국내 증시가 장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 베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더 늘리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급등 흐름을 보이며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약 4조4710억원으로 직전달 대비 4배(396.06%)가량 크게 늘었다. 특히 최근 일주일(지난달 23~30일)간 순매수 금액도 약 1조9660억원으로 직전주 대비 71.82% 급증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2억7698만 달러), 오라클(2억2535만 달러), 아이리스 에너지(1억9943만 달러), 엔비디아(1억9354만 달러), 팔란티어(1억5663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5143만 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증시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테마를 중심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투자 심리가 미국 시장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일(현지 시각)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9% 오른 4만6441.10을 기록하며 미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결과 지난 9월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약 10조77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관세 우려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 욕구를 강하게 나타내면서 매도세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7조2621억원), SK하이닉스(1조7307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6574억원), 삼성전자우(6190억원), 현대로템(4683억원), 네이버(4512억원) 등 종목 위주로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오는 3일부터 시작해 최장 열흘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도 서학개미들을 더 부추긴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증시는 최장 5거래일(3일, 6~9일) 동안 시장이 멈춘다.

다만 연휴 기간 동안은 국내 증시의 거래가 없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 지표 발표나 미국, 기타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주요 이벤트가 국내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주요 기업 실적 발표, 연준 정책 관련 발언, 인플레이션 등 경제 지표 발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증권업계에선 미국 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어 자금 유입세는 연휴 기간 동안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 진행 상황과 정책 변화에 힘입어 코스피가 3500선을 돌파하려는 시도는 가능하지만 단기적인 추세 상승으로 이어지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차익실현 심리가 추가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