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려아연 평균연봉 1.1억원···영풍은 6140만원 그쳐고려아연 직원 평균연봉, 국내 금속·철강 상장사 50곳 중 2위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노조는 MBK와 영풍의 공세를 명백한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현 경영진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최근 온산제련소를 찾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38년 무분규' 타결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신뢰와 협력을 넘어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화답했다.
이 같은 끈끈한 노사관계의 배경에는 노사가 함께 일군 성과를 충분히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최고 수준의 평균 연봉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반면, 분쟁의 다른 한편인 영풍은 이어지는 실적 부진 속에서 조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고려아연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고려아연과 영풍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2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고려아연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연봉)은 1억1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평균 1억248만원과 비교해 8.3%(852만원) 늘어난 금액이다.
이에 비해 영풍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023년 6164만원에서 2024년 6140만원으로 오히려 0.4%(24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연봉 격차는 3세 경영 체제에 들어서며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2021년 직원 평균 연봉은 각각 고려아연 8596만원, 영풍 5732만원으로, 2864만원 정도의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연봉 격차가 커지며 △2022년 3819만원(고려아연 9500만원, 영풍 5681만원) △2023년 4084만원(고려아연 1억248만원, 영풍 6164만원)으로 벌어졌고, 작년에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평균 연봉 격차가 5000만원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양사간 격차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려아연의 경우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과 102분기 연속 흑자 등의 기록을 쓰고 있는 반면, 영풍의 경우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앞서 지난 16일 임단협을 마무리했다며 '38년 연속 무분규 사업장' 기록을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창사 이래 상반기 최고 매출을 달성한 직원들의 노고가 컸다는 공감대 속에서 기본급 11만8000원 인상(승급분 포함)에 더해 1100만원 규모의 성과급과 노사화합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연간 실적에 따라 최대 400%의 추가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언론 등에 따르면 금속·철강 업계 내에서도 고려아연의 직원 평균 연봉은 최상위 수준이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주요 금속·철강 상장사 50곳의 평균 연봉을 조사한 결과 고려아연이 포스코홀딩스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다. 직원 연봉이 1억원 넘는 기업은 고려아연을 비롯해 포스코홀딩스, 한국철강, 포스코스틸리온 등 4개사로 집계됐다.
업계 상위 수준의 직원 보상이 조직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고려아연이 발간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회사의 퇴직자 수는 86명으로 2023년 125명 대비 31%가량 감소했다. 2024년 고려아연의 이직률 역시 전년 6.6% 대비 2.2%포인트(p) 하락한 4.4%였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연봉 격차를 둘러싸고 업계에서는 수익성과 경영능력 희비가 엇갈린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529억원, 영업이익 736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2023년 9조6743억원 대비 24.5% 늘고 영업이익 또한 전년 6602억원 대비 11.5% 증가했다. 생산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다각화했고, 금·은 등 귀금속과 안티모니·인듐 등 전략광물 판매 호조가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영풍은 2024년 연결기준 매출 2조7857억원으로 2023년 3조7617억원 대비 26%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621억원으로, 2023년 -1698억원에 이어 2년째 적자가 발생했다. 각종 환경 문제로 석포제련소 가동률이 저하된 데다가, 장형진 고문의 장남 장세준 부회장이 이끄는 코리아써키트 등 계열사 경영 성과마저 부진한 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영풍의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된다. 석포제련소가 폐수 유출 등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올 2월부터 4월까지 58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오는 11월에는 오염토양 정화명령 불이행에 따른 조업정지 10일 처분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6월 석포제련소의 평균 가동률은 34.9%로, 전년동기 58.4% 대비 23.5%p 급락했고, 5년 전인 2020년 상반기 84.2%와 비교하면 49.3%p 떨어졌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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